결산·세제 이슈 끝나는 연초까지 이어질까, 美 통화정책 변수
고환율, 구조적 변화 원인 있지만…연초 하향 안정세 전망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26년을 맞이하는 금융권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이슈는 새해에도 현재의 고환율 기조가 유지되느냐다.
정부는 연말에 고환율을 겨냥해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수급조정에 나섰고, 1480원대였던 달러/원 환율은 1440원대로 간신히 진정세에 들어갔다.
연말 기업과 금융사가 결산을 앞두고 재무제표를 관리하기 위해 외화 포지션을 조정하고, 세제 이슈와 평가손(평가손실) 관리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과정에서 달러 매도 물량이 늘며 환율을 인위적으로 눌러놓는 현상과 겹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면 기업들은 다시 수출·수입 전망과 글로벌 수요를 기준으로 환헤지 전략을 재정비한다. 연말에 미뤄둔 달러 수요가 연초에 재차 분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연말에 눌려 있던 환율이 1월 이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리바운드' 패턴이 반복돼 왔다. 결국 연초의 환율 흐름은 정부의 개입 효과보다는 대외 여건과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전망의 가장 큰 변수로 미국 통화정책을 꼽는다. 미 연준이 금리 인하 전환을 서두르지 않고 고금리 장기화 시그널을 유지한다면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는 쉽게 꺾이기 어렵다. 두번째 변수는 한국의 수출과 경상수지 흐름이다. 수입물가 상승으로 기업 원가와 국내 물가 압력이 커지지만, 고환율은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고환율 문제를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정책으로 더 이상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 및 기관의 해외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여기에 글로벌 차원으로 성장한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늘어난 것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반드시 연초에 고환율이 반복될 것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안 의원은 "유가는 안정적이고, 국내 주식시장도 활성화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대규모 달러 인출이 된다든지 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도 내년 선거를 앞두고 유동성을 풀고 있어 달러가 어느 정도 약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의원은 "내년에는 이 같은 국내외 흐름에 국내 시장이 적응을 한다면 환율이 안정화될 것"이라며 "정부가 모든 방책을 다 쓰고 있으니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이 친트럼프 성향으로 지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준 의장이 교체가 되면 금리인하를 한번 이상은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기에 한국 경제도 수출이 괜찮은 상황이어서 펀더맨탈적으로 양호한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세계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추종자금도 4월부터 유입되는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현재보다 환율이 위로 올라간다기보다 아래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하향 안정세를 예측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