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부산 KCC '형제 듀오' 허웅과 허훈이, 창원 LG '영건 콤비' 유기상과 양준석이 올스타전에서 이색 맞대결을 펼친다. 한 팀에서 뛰는 형제·동료가 올스타전에선 서로 적으로 만나게 되는, 드래프트 제도가 만들어낸 흥미로운 장면이다.
KBL은 내년 1월 1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5~2026 프로농구 올스타전 팀 구성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콘텐츠 기업 IPX의 캐릭터 '라인 프렌즈' 세계관을 차용해 팀명을 각각 '브라운'과 '코니'로 정했다. 2라운드 종료 시점 순위를 기준으로 1위 LG 조상현 감독이 팀 브라운, 2위 안양 정관장 유도훈 감독이 팀 코니 지휘봉을 잡아 선수를 지명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형제 대결이다. KCC에서 한솥밥을 먹는 허웅과 허훈은 올스타 무대에선 팀 브라운(허웅)과 팀 코니(허훈) 소속으로 갈라졌다. 평소엔 함께 외곽과 볼 운반을 책임지는 원팀이지만, 이날만큼은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LG 간판 유기상과 양준석 콤비 역시 팀을 나눴다. 2년 연속 팬 투표 1위에 오른 유기상은 팀 브라운, 차세대 포워드 양준석은 팀 코니로 배정됐다. 소속팀에선 트랜지션과 에너지 플레이를 함께 책임지는 두 선수가 이날만큼은 서로를 막아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SK 안영준과 자밀 워니도 예외가 아니다. 리그 정상급 3점슛과 드라이브 능력을 가진 포워드 안영준이 팀 브라운, 골밑을 장악해 온 외국인 빅맨 워니가 팀 코니 베스트 5로 뽑히면서 SK가 '원투 펀치'가 올스타전에선 정면으로 부딪친다.
이 같은 팀 간 '내부 대결'의 배경에는 드래프트 제도가 있다. KBL은 팬·선수단 투표로 뽑힌 20명과 감독 추천 4명을 하나의 풀에 모아 놓고, 양 팀 감독이 번갈아가며 선수를 지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속팀과 관계없이 포지션 밸런스, 흥행 카드,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고려해 선수를 뽑다 보니 자연스럽게 허웅·허훈, 유기상·양준석, 안영준·워니 같은 '동료 분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팀 구성도 흥행 포인트다. 팀 브라운은 유기상, 이선 알바노(DB), 안영준(SK), 하윤기(kt), 네이던 나이트(소노)를 베스트 5로 꾸려 스피드와 외곽, 활동량을 앞세운 라인업을 꾸렸다. 팀 코니는 이정현(소노), 박지훈(정관장), 칼 타마요(LG), 함지훈(현대모비스), 자밀 워니(SK)를 앞세워 베테랑 노련미와 인사이드 파워를 강조한 조합을 완성했다.
별 중의 별 경쟁도 치열하다. 2연속 팬 투표 1위에 오른 유기상, 2021~2022 올스타전에서 팬 투표 1위와 MVP를 동시에 차지했던 허웅, 올스타전 MVP 최다 3회에 빛나는 김선형(kt), 2연속 MVP에 도전하는 워니까지 화려한 라인업이다. 여기에 형제 대결과 동료 맞대결이라는 관전 포인트가 더해졌다.
조상현 감독은 "선수들을 잘 뽑은 것 같다. 팬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선수들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도훈 감독은 "올스타전 감독으로 선발돼 영광이고 기쁘다. 부상 없이 즐기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