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투자·인재·스타트업 구조적 한계 직면
추격자 전략 탈피한 국가 차원 AI 전략 전환 필요해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배순민 KT AI2XL 연구소장은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전략기술 서밋(Summit)'에서 "AI는 더 이상 개별 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산업·외교 역량을 가늠하는 기준"이라며 "한국은 추격자 전략에서 벗어나 AI 생태계와 산업 구조를 설계하는 국가로 전환해야 초격차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기술은 이제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트 AI, 피지컬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는 산업 운영 체계와 노동·자원 배분, 사회 구조 전반의 재설계를 요구하는 변화로, AI 전환은 곧 산업 AX(인공지능 전환)"이라며 "반면, 한국의 민간 AI 투자 규모는 세계 11위로 미국에 비해 80분의 1 수준이며, AI 스타트업 수도 200여 개에 불과하다. AI 인재 유출 역시 OECD 최하위 수준으로 구조적 취약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 소장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AI 기술 추격 전략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의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모델 경쟁을 따라가는 추격자가 아니라, AI 생태계와 구조를 설계하는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핵심 축으로 인재, 데이터, 인프라, 모델·거버넌스를 제시했다.

먼저, 인재 전략과 관련해서는 "AI 역량은 신입사원부터 기본 소양이 돼야 하며, 특정 스타 인재 유치보다 국내 AI 인재 전반의 보상과 연구 환경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업 도메인 전문가의 AI 역량 강화와 국민 전체의 AI 리터러시 제고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전략으로는 "문화·금융·헬스·법률·공공 데이터에 대한 활용 허들을 낮추고, 데이터 공동 활용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사가 하나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될 때 진정한 산업 AX가 가능하다"며 "특히 K-콘텐츠 데이터를 활용하면 생성형 AI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저전력·고효율 AI 인프라를 통해 기술 자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한국형 'AI CHIPS and Science Act'가 필요하다"며 "형식적인 클라우드 전환을 넘어 실제 업무와 산업 전반에서 AI·클라우드 활용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모델과 거버넌스 전략과 관련해서는 "에이전트 AI·피지컬 AI가 확산되면 산업 전반이 인더스트리얼 AX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생태계 참여자들이 연합해 상생할 수 있는 거버넌스와 표준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 기술과 다양한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K-컬처·K-디지털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최상위 독자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보유한 국가도 극히 드문 만큼, 충분한 도약 기반이 있다"고 말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