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김용태 임기 후 혁신위? 5대 개혁안 지우겠단 뜻"
국민의힘, 지지율 31.4%…與와 17%p 격차
"3주째 쇄신 보여준 것 없어"…"전대서 새 인물 힘 실어야"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당 혁신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대선 패배 이후 3주째 당내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혁신위원회 출범도 차일피일 지연되는 가운데 당 안팎에선 '보수 재건'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원내대표는 앞서 김 위원장이 제시한 '5대 개혁안'을 포함해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혁신위 구성을 아직 마치지 못했다. 탕평 인사를 위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서로 주장하는 혁신 방향이 다른 탓에 호응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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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06.20 pangbin@newspim.com |
◆ 혁신위 두고 내홍 계속…친한계 "5대 개혁안 지우겠단 것 아닌가"
김 위원장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한 당무감사 등의 내용을 담은 '5대 개혁안'을 주장하고 있지만 당내 핵심 세력인 친윤(친윤석열)계 반발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오는 30일로 김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면 혁신위에 대한 실질적인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혁신위를 원내기구로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이렇게 되면 혁신위의 실효성이 사라질 뿐 아니라 8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이슈에 묻혀 유명무실한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때문에 친한계 측에선 송 원내대표가 구상하는 혁신위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상황이다.
친한계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혁신에 대한 결연한 각오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며 "사실상 김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야 원내지도부에서 혁신위를 띄울 것 같은데 결국 김 위원장이 제시한 5대 개혁안 내용 등은 지워버리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한 재선 의원은 "전당대회가 잡히면 흥행을 위해 여러 이슈가 있을 것이고 또 선거대책위원회 등이 구성될 텐데 당 안팎에서 혁신위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며 "김 위원장이 제시했던 혁신안에 대해 지도부도 맺고 끊음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어정쩡한 상황이다.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만약 김 위원장의 임기가 끝난 후 혁신위가 출범하게 된다면 이는 전당대회 전 7월 한 달 동안 활동하는 혁신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임기가 끝난 후 혁신위를 띄운다는 건 비대위가 아닌 (송 원내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가면서 일사불란하게 당을 관리해 전당대회를 치루겠다는 뜻"이라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에 혁신위를 일임하게 된다면 시작부터 민감한 부분을 건들고 피를 묻혀야 된다는 부담감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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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6.20 pangbin@newspim.com |
◆ 지지율 저조 우려 목소리…"당원 선택에 달렸다"
당 쇄신 방안을 둔 샅바싸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율은 대선 패배 이후 계속 저조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선 "3주째 당이 보여준 게 없다"는 성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9∼20일에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1.4%로 민주당과 두 자릿수 격차(17%p)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한 재선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우리 당이 대선 이후 변하거나 쇄신을 보여준 게 하나도 없다. 대선 패배 즉시 탄핵과 후보 단일화 과정에 대한 반성의 움직임이 있었다면 이미 끝났을 문제였는데 아직까지도 3주째 끝을 못 내고 있지 않은가"라고 토로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향후 보수 재건은 당원들 선택에 달려있다"며 "당의 주식 80~90%를 영남권 세력이 가지고 구조 상 혁신적으로 바뀔 수 있는 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창환 특임교수는 "새 물을 새 부대에 담으려면 당원들이 전당대회에서 혁신적인 인물에 힘을 실어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se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