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맥줏값 인상에도 소주는 우선 동결...일각선 인상설 확산
병당 70원 내외 거론...재고 확보 움직임도
패키지·인건비 등 인상요인...주류 소비 침체에 고심 거듭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진로 등 소줏값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인상설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맥주 출고가를 올리면서 소줏값 인상을 보류했지만 포장재, 인건비 등 원재료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조만간 참이슬, 진로 등 소주 출고가를 올릴 것이란 인상설이 확산되고 있다. 인상률로 출고가 기준 병당 70원 안팎이 거론되는 등 인상률과 시기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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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주. [사진=뉴스핌DB] |
일선 주류 도매업계와 주점 등에선 소주 출고가 인상설이 확산하면서 재고 확보 움직임도 나타난다. 당초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맥주 출고가를 올리면서 소주도 함께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물가 안정 명목으로 일단 인상을 보류했다. 다만 주정, 포장재 등 원재료값 부담 등 인상요인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 인상률과 시기 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중순 테라, 켈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2.7%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테라·켈리·하이트 맥주의 355㎖ 캔제품은 기존 2250원에서 2500원으로, 500㎖ 병제품은 2400원에서 2500원으로, 1.6ℓ 페트병 제품은 7900원에서 8300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이때 소줏값은 동결했었다.
소주의 경우 패키지, 인건비 등이 높아지면서 제조 부담이 늘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1분기 소주 원재료 현황을 살펴보면 주정 매입 단가(관세, 운반비 포함)는 1ℓ당 1898.39원으로 마지막 가격 인상 시점인 2023년 1843.72원 대비 3%가량 올랐다. 관세와 운반비가 올라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또 1분기 주정, 포장재, 기타 등을 포괄한 소주 원재료 매입 비용은 1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포장재, 인건비 등 인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계획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인상요인은 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소주 출고가 인상을 거듭 고심하는 이유는 소비침체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최근 주류 소비 위축이 심화됐다. 실제 통계청의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 소비지출 가운데 주류·담배 부분은 4.3%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39세 이하 연령대에서 주류·담배 소비는 7%나 줄었다.
최근 일부 주점, 식당 등에서는 '1000원 소주', '2000원 소주' 등 파격가를 내걸며 모객에 나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주류 마진을 포기하더라도 일단 매출을 올리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 마케팅에 나선 모습이다.
한편 하이트진로가 마지막으로 소주 가격을 인상한 것은 2023년 11월이다. 당시 참이슬 후레시와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병당 약 80원) 올렸다. 이후 정부가 주세법을 개정해 주류 과세에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함에 따라 2024년 1월부터 출고가가 참이슬, 진로 기준 10.6%(약 132원)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은 소폭 가격 인하 효과를 봤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