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5.9% 상승…에너지가격 3.5% 올라
12월 소비자물가 1.9% 상승…1%대 안착 턱걸이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사과 등 신선식품 물가가 오르면서 전체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넉달 연속 1%대를 유지했지만, 근원물가 기준인 2.0% 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 올해 물가 2.3% 상승…4년 만에 최저치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8(2020=100)로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2021년(2.5%) 이후 2022년 5.1%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3.6%, 올해 2.3%으로 서서히 낮아지면서 4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그래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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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7% 상승했다.
통상 물가상승률은 3.0%대에 안착하면 고물가로 평가한다. 체감물가가 2%대 후반을 기록하면서 서민들은 물가상승 영향을 적잖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1%로 집계됐다.
근원물가는 지난 2022년 4.1%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지잔해 4.0%에서 올해 2.1%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상승에 그쳤다.
◆ 신선식품 지수 14년만에 최고…신선과실 17%↑
연초부터 높은 가격을 보였던 신선식품은 1년 전보다 9.8% 올랐다.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이 9%대로 재진입 한 건 5년 만이다.
신선식품 물가는 2019년 -5.1%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9.0%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2021년(6.2%), 2022년(5.4%), 지난해(6.8%)에 이어 올해 9.8%로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신선식품 지수는 그보다 더 앞선 2010년(21.3%) 이후 14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신선과실이 17.1% 오르면서 전체 신선식품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신선채소는 8.2% 올랐는데, 이 역시도 2020년(15.3%) 이후 5년만에 최고치다.

반면 신선어개는 0.2% 오르면서 지난해(5.3%)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농축수산물의 가격도 강세였다. 올해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은 5.9%로 확인됐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2021년 8.7%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22년(3.8%), 지난해(3.1%) 2년 연속 하락해오다 4년 만에 반등했다.
품목별로는 농산물(10.4%), 수산물(1.6%), 축산물(0.7%)이 모두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전년 대비 배 상승 폭은 71.9%를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귤(46.2%), 사과(30.2%), 배추(25.0%), 토마토(21.0%) 등이 뒤를 이었다.
서비스는 1년 전보다 2.2% 상승했다. 품목별로 개인서비스(3.0%), 공공서비스(1.7%), 집세(0.2%) 모두 올랐다.
◆ 올해 석유류 1.1% 하락…전기·가스·수도 3.5%↑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해 높은 가격을 유지했던 석유류는 1.1% 하락했다.
다만 섬유제품(3.4%), 가공식품(1.8%), 내구재(1.5%) 물가가 상승하면서 공업제품 물가 상승률은 1.5%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 하락에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3.5% 상승에 그쳤다.
전기·가스·수도는 지난해 20.2% 상승하면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는데, 올해에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올해 전기·가스·수도 물가 상승률은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 등 가격 인상 요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12월 소비자물가 1.9% 상승…1%대 턱걸이 안착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1.6%), 10월(1.3%) 이후 넉 달 연속 1%대 물가상승률이다.
다만 물가는 서서히 반등하다가 2.0%대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최근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수입물가가 상승,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내년 정부의 물가안정목표(2.0%)가 달성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경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올해 1월 석유류가 마이너스였는데 내년에는 기저효과를 감안해 반등할 여지가 있다"며 "중동 불안과 고환율 등 물가 상방 압력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