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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범죄자 취급 중단해야"...게임 규제 헌법소원, 21만 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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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조항의 모호성, 명확성 원칙 위배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 자의성 지적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게임의 제작과 유통을 금지하는 '게임산업법 제32조 제2항 제3호'에 대한 위헌 소원 청구인이 21만 명을 넘어서며 헌정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청구인들은 게임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검열 조항 폐지를 통해 게이머들의 표현의 자유와 문화향유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게임산업법 헌법소원심판청구서 제출 기자회견'에서 청구인 대표 김성회 씨는 "총 21만 751명이 청구인으로 참여해 헌정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기존 기록인 9만 5988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청구 대상인 게임산업법 제32조 제2항 제3호는 '범죄·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하여 범죄 심리 또는 모방 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 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게임의 제작과 유통을 금지하는 조항이다.

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게임산업법 헌법소원심판청구서 제출 기자회견' 현장.[사진=양태훈 기자]

김 씨는 "중국을 제외하면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과도한 검열"이라며 "게이머를 예비 범죄자로 취급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구인들은 이 조항으로 인해 글로벌 게임 플랫폼에서 2년간 500여 개의 게임이 한국에서만 차단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15~17세 이용 가능 판정을 받은 게임이 한국에서는 전체 이용 불가 판정을 받는 등 과도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회 씨는 "'뉴단간론파 V3'라는 게임이 세계 각국에서 15~16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음에도 한국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전체 이용 불가 판정을 내렸다"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내용과 수위임에도, 오징어 게임은 찬사를 받는 반면 게임은 '사이코패스 쾌락살인 도구'로 칭해지며 등급 거부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헌법소원 대리인인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게임도 문화예술의 한 분야로 인정받아야 한다"며 "게임 창작도 예술 창작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법 조항의 모호한 표현은 법을 예측하고 따르기 어렵게 만들며, 해석이 심의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우리 헌법상의 대원칙인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비공개 회의록이 7년 만에 공개되어 검열의 자의성이 드러났다"며 "사람이 바뀌면 규정과 원칙은 그저 참고 사항에 불과하다는 식의 발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 기준이 일관성 없이 자의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청구인들은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게임 산업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성회 씨는 "게이머들은 특별 대우가 아닌 다른 콘텐츠 소비자와 동등한 대우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갤럽의 최근 조사에서 게임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 1위로 꼽혔다"며 "게임도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으로 문화예술의 범주에 포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별적인 규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헌법소원의 배경에는 지난 2006년 '바다 이야기' 사태로 만들어진 게임산업법의 한계도 지적됐다. 김성회 씨는 "슈퍼 마리오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세계적인 게임부터 성인용 도박성 게임까지 모두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동일하게 규제받고 있다"며 "시대의 변화와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게임물 심의 제도의 민간 이양과 사후 관리 체계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철우 회장은 "단순히 민간으로 이양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전문성 있고 게이머들이 납득할 만한 인사들로 구성된 심의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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