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23)이 시신 훼손 경위에 대해 '피해자의 가족을 위한 것'이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살인 및 사체손괴,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에 대한 피고인 심문을 진행했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20분께 동래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정유정은 시신을 훼손하게 된 경위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지만 피해자의 가족사진을 보고 시신을 유기해 실종으로 처리하고자 했다"며 "실종으로 꾸미면 피해자가 어디엔가 살아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답했다.

또한 "성장과정과 가정환경에서 쌓인 분노를 풀기 위해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냐"는 검찰의 추궁에 정유정은 "분노를 풀겠다고 생각 안했다. 같이 죽을 사람이 필요했고 마지막으로 제 얘길 들을 사람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이 갈 사람이 필요했다. 나는 같이 죽어서 환생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정유정은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가 본인의 목을 조르고 얼굴을 할퀴는 등 몸싸움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정유정은 "피해자가 제 목을 졸랐다. 얼굴도 뜯었는데 안경이 날아가서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흉기를) 휘둘렀다"며 "당시 캔이랑 병맥주 등을 마셔 뚜렷이 기억나지는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에 검찰은 "부검 감정 결과 피해자 손톱에서 피고인의 DNA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을 할퀴거나 잡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피고인이 거짓을 증언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다음 공판 기일은 오는 11월 6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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