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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th BIFF] 상처와 그리움을 함께 떠안은 젊은이들, '한국이 싫어서'

기사입력 : 2023년10월04일 19:00

최종수정 : 2023년10월04일 19:02

[부산=뉴스핌] 양진영 기자 = 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가 젊은이들이 모국에 느끼는 양가적인 감정을 포착해냈다. 지독히도 도망치고 싶었던 상처와 더불어, 그래도 돌아보고 싶은 그리움이 공존하는 곳이다.

4일 부산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한국이 싫어서'가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고아성이 주연을 맡고,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20대 후반의 여성이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거침없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한국과 뉴질랜드 이민 사회를 조명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한국이 싫어서'의 한 장면 [사진= (주)디스테이션] 2023.10.04 jyyang@newspim.com

◆ 저마다 있는 '한국이 싫은' 이유…고아성 얼굴에 드리운 청춘의 그늘

남부럽지 않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계나(고아성)는 금융권 회사에 취업하지만 적성과 맞지 않는 업무로, 또 보이지 않는 탈출구를 찾아 헤매며 힘들어한다. 졸업을 앞둔 남자친구 지명(김우겸)은 계나와 미래를 꿈꾸지만 계나는 한국을 떠나 해외로 나가고 싶어한다. 결국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한 계나는 한국에서와 별다를 것 없는, 보잘것없는 생활을 이어가지만 자유로움을 느낀다. 눈 앞에 희망이 다가왔다 생각한 순간,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영주권 취득에 제동이 걸린다.

고아성은 이 영화를 찍으며 극중 역할인 계나처럼 20대 후반을 거쳐 30대로 진입했다. 그 나이대의 한국 사회초년생들이 하는 고민과 어려움을 모두 겪어내는 얼굴에 현실감이 느껴진다. 이제 막 돈을 모으기 시작했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한국을 떠나고 싶은 그의 욕구를 '이기적'이라고 비난하는 엄마 앞에서 K-장녀의 고단하고 지친 표정이 공감대를 자아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한국이 싫어서'의 한 장면 [사진= (주)디스테이션] 2023.10.04 jyyang@newspim.com

계나의 남자친구인 지명을 연기한 김우겸은 믿음직하고, 한국 사회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젊은이의 표상이다. 유복한 집안, 확고한 꿈, 단순한 궤적으로 자신만의 행복을 실현해 나간다. 오클랜드에서 만난 재인 역의 주종혁은 희망이 보이지 않던 한국을 떠나 타지에서 나름대로 꿈을 찾아나가는 또 하나의 청춘을 그려냈다.

◆ 요즘 젊은이들이 어려움을 대하는 태도, 양가적 감정 담아낸 영화

'한국이 싫어서'에서는 젊은이들이 왜 한국을 떠나려 하는지,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몇 년째 시험에 낙방한 친구를 바라보는 계나는 이 어려움이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안다. 결국 한국을 떠나고, 세상을 등지는 이들의 마음 아픈 선택은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현실에 맞서는 요즘 젊은이들의 발버둥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한국이 싫어서'의 한 장면 [사진= (주)디스테이션] 2023.10.04 jyyang@newspim.com

한국이 싫어서 뉴질랜드로 간 계나의 삶은 한국에서보다 크게 나아지지는 않는다. 다만 끔찍한 추위를 피할 뿐이다. 실패를 피해 성공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다름을 향해 나아가는 계나의 선택엔 가족도, 애인도 고려되지 않는다. 모종의 이유로 돌아온 계나에게 한국은 깊은 상처와 그리움을 함께 품은 곳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를 곱씹게 하고 한국에 느끼는 양가적인 감정을 정직하게 담아내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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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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