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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재난 속 마주한 문명과 야만의 경계, '콘크리트 유토피아'

기사입력 : 2023년08월01일 14:04

최종수정 : 2023년08월01일 14:04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대한민국에서 내 집, 아파트가 갖는 의미를 대재난과 연결시켜 되짚는다. 극한의 상황에서 더 쉽게 구분되는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처지를 통해 현대 사회의 비인간적인 생존 법칙을 꼬집는다.

오는 9일 개봉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언론배급시사를 통해 공개됐다.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등이 출연하고 영화 '가려진 시간'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엄태화 감독의 신작이다. 콘크리트라는 용어로 대표되는 아파트와 무더진 건물들 사이, 혹독한 추위와 대지진 앞에 내던져진 인간들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한 장면.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3.07.31 jyyang@newspim.com

◆ 재난 속에 우뚝 솟은 한 채의 아파트…이병헌·박서준·박보영의 황금 조합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아파트 주민들은 강추위와 폐허라는 극한 환경 속 유일한 보금자리를 가진 자들이다. 황궁아파트 거주자 외의 생존자들은 배척당하고 아파트 밖, 사지로 내몰린다. 급기야 이들을 '바퀴벌레'라고 부르는 황궁아파트 주민들은 극심한 대립과 생존을 위한 사투에 내몰린다.

이병헌은 황궁아파트 주민 대표로 선발된 김영탁 역을 맡아 비밀을 감춘 뻔뻔한 리더를 연기한다. 앞뒤 가리지 않고 던져진 상황에서 기지와 리더십을 발휘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관객들마저 사로잡는다. 선량한 듯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이익 앞에서 한없이 공포스러운 양면의 얼굴은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한 장면.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3.07.31 jyyang@newspim.com

민성 역의 박서준은 가장 평범하고 소시민적인 성향의 사람이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들을 거부하지 못하고, 그 앞에서 떳떳하지도 못한 양심적인 인물의 변화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박보영은 영화 역으로 선량하고 이타적인 면을 드러낸다. 황궁아파트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도, 내몰린 생존자들을 향한 죄책감을 지우지 못한다. 작품의 중요한 키가 되는 혜원(박지후)와 뜻밖의 활약을 해낸다.

◆ 생존을 위한 몸부림 속 문명과 야만의 경계…유토피아는 어디인가

영화의 시작부터 스크린을 채우는 우리 나라의 집과 거주, 아파트의 역사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황궁아파트가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상기시킨다. 재난 속에서 홀로 살아남아 우뚝 솟은 황궁아파트 내부에선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들을 철저히 분리하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이룬다. 자연스레 권력이 생겨나고 무력으로 무장하는 이들의 모습은 문명과 야만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는 점에서 마치 학창시절 읽었던 고전 '파리대왕'의 현대 버전같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한 장면.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3.07.31 jyyang@newspim.com

작품 속 이병헌이 연기한 김영탁의 정체엔 최근 숱하게 제기되는 집의 소유를 둘러싼 여러 사회문제들도 담겨있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 인간이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는지, 또 어디까지 이타적일 수 있는지를 질문하는 엄태화 감독의 메시지는 묵직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영화가 끝난 뒤엔 얼핏 황궁아파트를 상징하는 듯 했던 제목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과연 어느 곳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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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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