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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윤기 대전 부시장 "세 번 인연 맺은 대전서 공직 30년 마무리"

기사입력 : 2020년06월18일 11:11

최종수정 : 2020년06월18일 11:11

데이터 3법 추진‧코로나19 대처 가장 기억 남아
공무원 자질‧능력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절실
대전시정 위해선 중앙부처와 인사교류 확대해야
"인생 2막 낡은 시스템 개선안 제시할 것"

[대전=뉴스핌] 오영균 라안일 기자 = 55세. 공직에서 물러나기에는 이른 나이다. 지난해 55세 9급 공무원 합격자가 나와 화제가 된 것을 고려하면 한창 일할 나이다.

하지만 공직에 입문한지 30년을 맞아 은퇴를 준비하는 이가 있다. 정윤기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그 주인공. 정윤기 부시장은 수년전부터 공직생활 30주년을 맞은 올해 은퇴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세 번이나 인연을 맺은 대전에서 공직생활을 마무리해 감회가 깊다고 한다.

정 부시장은 "공직 30년을 채우면 물러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지난 4월이 공직에 입문한 지 30년이다. 그래서 4월에 물러날 생각이었다"며 "그러기 위해선 3월에 사표를 써야 하는데 알다시피 3월에는 코로나로 정신이 없을 때였다. 그래서 안 되겠다 싶었다. 대전 시민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코로나는 한풀 꺾어놓고 가야겠다. 공무원으로서 내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직의 마지막을 대전에서 맞이해 감회가 깊다. 젊은 시절 계룡대의 공군장교로 부임하면서 대전과 첫 인연을 맺은 이후 국가기록원, 대전시청에 이르기까지 30년 공직 생활 중 세 번이나 대전과 인연을 맺었다. 보통 인연이 아니다"고 회상했다.

[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정윤기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6.18 rai@newspim.com

정 부시장은 14개월간의 부시장으로 역임하면서 코로나19 사태에 잘 대처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1월초에 중국 우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돈다는 기사를 읽고는 즉시 관련 전문가와 보건의료 기관의 담당자들이 모인 대책회의를 1월13일에 개최했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개최한 감염병 대책회의였다"며 "대전시가 체계적이고 시스템적으로 잘 대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인구 10만 명 당 대전의 확진자 수는 전국에서도 매우 낮은 편이다. 교통의 요지이고 수도권과 대구의 중간에 위치한 지리학적 요건을 감안하면 대전이 거둔 성과는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다음은 정윤기 대전시 행정부시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이른 나이에 은퇴여서 주변에서 만류하지는 않았는지.

▲ 지인 중에는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아내와 형제자매는 모두 찬성했다. 겉으로 보기엔 의연하게 공직생활을 잘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무원에게 기대하는 모든 윤리적, 도덕적 책무와 직무수행능력을 감당하기 위해 어떻게 스스로를 단련하고 수양하는지 즉 좋은 공무원이 되기 위하여 얼마나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 하고 있는지를 나의 가족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의 경우엔 더욱 적극적으로 일찍 은퇴해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하면서 중년 후반을 즐겁게 지내라고 몇 년 전부터 권유했다.

공직 30년을 채우면 물러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지난 4월이 공직에 입문한 지 30년이다. 그래서 4월에 물러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4월 달에 물러나려면 3월에 사표를 써야 한다. 사표 냈다고 바로 떠나는 게 아니라 후임자 올 때 까지 한 달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3월에는 사표를 써야 하는데 알다시피 3월에는 코로나로 정신이 없을 때였다. 그래서 안 되겠다 싶었다. 대전 시민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코로나는 한풀 꺾어놓고 가야겠다. 공무원으로서 내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했다.

정윤기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대전복합터미널에서 코로나19 실시간 감별근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전시] 2020.06.18 gyun507@newspim.com

-대전시 행정부시장 역임 중 자신에게 가장 칭찬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를 꼽고 싶다. 1월초에 중국 우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돈다는 기사를 읽고는 즉시 관련 전문가와 보건의료 기관의 담당자들이 모인 대책회의를 1월 13일에 개최했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개최한 감염병 대책회의였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전이었는데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의 특성에 관한 기초 정보, 선별진료소 설치 및 요원 선발 등 체크리스트에 대한 점검이 있었고 이후 대전에 확진자가 나올 경우의 다중이용시설 폐쇄 여부, 폐쇄 정도 등에 대한 검토와 준비에 들어갔다.

전 현장파다. 감염병 한창 확산될 때 위생안전과를 수시로 내려갔다. 한번은 우리 담당직원이 확진자 동선을 추적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오는 전화를 받느라 시간을 다 뺏겼다. 알고 보니 전화번호가 외부에 공개된 것이다.

그날이 토요일이었는데 바로 관련부서 전화해서 핸드폰 여섯 개를 개통했다. 역학조사팀이 두 명씩 세 팀 총 여섯 명에게 하나씩 지급했다. 이 번호는 업무용이니깐 대외에 알리지 말고 보건소, 충남대병원 업무 관련자하고만 공유하도록 했다.

이게 사소하지만 현장에 수시로 내려가면서 직원들이 부딪히는 애로를 보지 않으면 보고를 통해서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이러한 준비태세를 시민들이 인정해 주셔서인지 대전시가 체계적이고 시스템적으로 잘 대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인구 10만 명 당 대전의 확진자 수는 전국에서도 매우 낮은 편이다. 교통의 요지이고 수도권과 대구의 중간에 위치한 지리학적 요건을 감안하면 대전이 거둔 성과는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전시민의 높은 의식수준과 철저한 방역 생활화가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공직 전체로 확대해서 30년 공직생활 중 가장 인상에 남는 점이 있다면.

▲ 매우 많아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라서 가장 먼저 겪은 사건 하나만 이야기한다면 제대 후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근무할 때다.

징계를 받고 재심을 청구하는 일종의 행정심판이기 때문에 법률적 검토사항이 많았다. 하루는 보고를 받던 위원이 '자네, 이거 법제처에 확인했는가?'하고 물었다. 기초적인 법률이라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기어코 법제처에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법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기초 중의 기초, 'ABC'에 해당하는 것인데 서울법대에서 법을 전공한 사람의 보고를 믿지 못하는 것이 너무 속상했고 자존심도 상했다. 그때 공무원이 자신의 자질과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 이후 공직의 대부분을 인사 분야에서 근무했다.

-입안하거나 추진했던 정책이나 행정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을 꼽자면.

▲ 아무래도 금년 2월에 국회를 통과한 소위 '개망신법'이라고 불리는 데이터 3법을 들고 싶다.

4차산업혁명을 대한민국이 선도해 나가려면 데이터 활용이 매우 중요하고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에 대한 규제를 어느 정도는 풀어줘야 하지만 시민단체 등의 반대가 심한, 즉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부분이라서 지난 세월동안 난제로 남아 있던 과제였다.

숨은 뒷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지만 '내가 총대 매겠다'고 부하직원들에게 일성을 토한 뒤 시민단체를 설득하고 정부 내 관련 부처와 의견도 조율했다. 각 부처의 동의를 받지 못 한 과감한 과제도 일부 내 손으로 보고서에 직접 적어놓은 뒤 입법에 나섰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국회 행안위, 정보통신망법은 방통위, 신용정보법은 정무위 소속이라서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쳤고 국회에서도 여당과 야당, 같은 당 안에서도 의원 간에 의견이 엇갈려서 공직생활 30년 중 가장 난이도 높았던 일로 기억된다.

정윤기가 국회에서 엄청나게 혼났다고 청와대까지 소문이 퍼질 정도였다. 이 법의 통과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4차산업혁명의 파고를 잘 넘기고 21세기의 디지털 경제를 이끌어가는 선도국이 되길 바란다.

-중앙관료 출신으로 바라봤을 때에 대전시정에서 채워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 자치분권이 앞으로 더욱 성숙해지고 지자체의 자율성이 더욱 높아지겠지만 그럴수록 지자체와 중앙부처간의 긴밀한 협조체계는 더욱 중요해진다.

현재 대전시 간부 중에서 중앙부처에서 근무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중앙부처와 인사교류를 통해 중앙부처에서 정책기획 역량을 쌓고 인적 네트워크도 강화한 뒤 승진해 대전시로 돌아오는 선순환 인사교류가 정착돼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대전시의 행정부시장은 나 같은 외지인이 아니라 지역현안을 구석구석 잘 아는 대전시 출신의 인재가 내려오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정윤기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2020.06.18 gyun507@newspim.com

-후배 공무원, 특히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 공무원 조직은 그 규모의 방대함에선 민간 조직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런 대규모 조직에선 자칫하면 조직의 부속품이 되거나 괴물이 되기 쉽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 즉 나의 생각이 옳다는 확신, 나의 생각이 실현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할 것이라는 확신, 만에 하나 나의 생각이 틀려 잘못된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결과를 감수하겠다는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공무원들은 우수한 자원들이라서 옳은 생각, 널리 유익한 생각은 잘 하는데 혹시라도 틀릴까봐 망설이고 주춤하는 경우가 많다. 30년 공직생활을 해보니 금품수수, 독직 등 레드라인을 넘는 잘못만 아니면 대부분의 잘못은 잊혀지고, 용서되고 새로운 기회가 주어져서 공직경력에 흠을 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시민들에게 유익한 시책이라 생각되면 과감히 실천할 용기를 내기 바란다. 참고로 내가 과장일 때에는 웬만한 것은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고 내 전결로 처리한 것이 많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나온 뒤에 결과보고만 하고 지나난 것이 많았는데 이로 인해 질책을 받거나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앞으로 인생 2막은.

▲ 우선 30년간 긴장하며 자신을 엄격히 다스려 온 삶을 내려놓고 싶다. 부모님 산소에 가서 공직을 대과 없이 마무리했다고 신고부터 해야겠고 한동안은 코로나19 때문에 쌓인 긴장감과 밀린 잠부터 해소하면서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싶다.

공직 30년을 되돌아보며 나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리하는 일을 틈틈이 할 것이다. 젊은 나이에 은퇴하는 것인 만큼 앞으로 남은여생 내내 놀기만 할 것 같지는 않다. 몇 가지 구상은 하고 있지만 젊은 나이라서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재충전부터 하면서 천천히 구상을 다듬어 결정할 예정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조직~인사~전자정부 분야에서 보내면서 정부가 작동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들여다보는 일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을 다시 하게 된다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70년 넘은 현재의 시스템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에 대한 대안을 우리사회에 제시하는 것과 관련된 일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공직의 마지막을 대전에서 맞이해 감회가 깊다. 젊은 시절에 계룡대의 공군장교로 부임하면서 대전과 첫 인연을 맺은 이후 국가기록원, 대전시청에 이르기까지 30년 공직 생활 중 세 번이나 대전과 인연을 맺었다. 보통 인연이 아니다.

부시장으로 부임하면서 반드시 대전시에 기여하고 떠나겠다고 결심했고 내가 어떤 업적을 남기건 그 공은 허태정 시장님과 시청의 직원들에게 돌리고 나는 부시장이었다는 보람만 안고 떠나겠다고 부임 초기에 대변인실과 간부들에게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래서 지난 1년 4개월간 나의 행적이 외부로 화려하게 드러나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나를 내세우진 않은 채 조용히 직무를 수행한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나름대로의 기여를 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특히 민선 7기 허태정 시장님이 젊은 리더십과 새로운 세대의 시각으로 대전 시정의 전반적인 혁신을 도모하는 시점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며 대전시에 변화를 주고자 노력했던 점이 큰 보람으로 남는다. 남은 분들이 계속 대전시의 변화를 이끌고 나가주시길 바란다.

gyun5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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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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