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 17일 강릉·고성 등지에서 사채업자를 사칭하며 자녀 납치를 가장해 부모로부터 돈을 편취한 말레이지아 국적의 A(23.여)씨와 B(25) 씨 등 전화사기범 2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딸이 보증을 섰는데 돈을 갚지 않아 납치했으니 돈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 전화를 통해 피해자 5명으로부터 7480만원을 챙겼다.
경찰조사 결과 자녀 납치를 빙자한 전화사기범들은 지난해 3월 5일 C(55.여) 씨에게 전화해 딸의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중국에서 유학중인 딸을 납치했으니 살리고 싶으면 돈을 보내라"고 협박해 1000만원을 계좌로 입금 받아 편취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인제 거주 D(67.여)씨를 상대로 여자 비명소리를 들려주며 "딸이 5000만원 보증을 섰는데 빌린 사람이 돈을 못 갚아 대신 데리고 있다. 돈을 갚지 않으면 죽일 수도 있다"고 협박한 후 수거책을 보내 피해자로부터 980만원을 건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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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방경찰청.[사진=뉴스핌DB] 2020.04.27 onemoregive@newspim.com |
같은 날 고성에 사는 E(75.여) 씨에게 전화해 딸을 사칭한 여자 목소리를 들려주며 "우리는 사채업자인데 돈을 안 갚아서 딸을 납치했다. 원금 5000만원과 수수료 500만원을 갚으면 풀어주겠다" 협박한 후 수거책을 보내 피해자로부터 1500만원을 편취했다.
또 같은 날 강릉에 사는 F(64.여) 씨에게 전화해 울고 있는 여자 목소리를 들려준 후 "우리는 사채업자인데 딸이 친구 보증 5000만원을 섰는데 돈을 갚지 않아 납치했다. 지금 당장 돈을 갚지 않으면 장기를 적출해서 팔겠다"고 협박한 후 수거책을 보내 피해자로부터 15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된 말레이시아 국적의 전화사기범 A씨와 B씨는 관광비자 등으로 국내에 입국해 강원과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추적수사를 통해 20여건의 여죄를 잇따라 확인하고 추가 입건하는 한편 범행을 지시한 윗선을 추적하고 있다.
납치를 빙자한 보이스피싱은 지난해 5건 2670만원, 2018년 5건 1520만원, 2017년 5건 1868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자녀 등을 납치한 것처럼 가장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하며 당장이라도 어떤 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심리적으로 몰아붙이는 특징이 있다"며 "평소 가족의 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지인ㆍ학교ㆍ직장 등의 연락처를 미리 확보해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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