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최대호 기자 = 예비군훈련을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비폭력주의자 남성이 1심 재판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인정받았다.
이 남성은 과거 총기로 상대를 공격하는 게임을 한 이력이 있었지만 재판부는 비폭력 신념을 갖기 이전의 일인데다 관련 게임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비폭력 양심에 대한 진실성이 없음을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는(박석근 부장판사)는 22일 예비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28)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2월 제대 후 예비역에 편입됐으나 양심적 병역거부를 이유로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예비군훈련 등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예비군 훈련거부가 절박하고 진실한 양심에 따른 것으로 판단,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검사는 "양심의 자유가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 없고 A씨의 양심이 확고하며 진실하다는 것에 대한 소명도 부족하다"며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으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며 검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심의 내용과 형성동기에 대한 기록을 보면 피고인의 예비군 훈련 거부가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소명되는 반면 검사가 진정한 양심의 부존재를 증명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병역의무 중 가장 큰 부담인 현역 복무를 마쳤음에도 예비군 훈련만을 거부하기 위해 수년간의 조사와 재판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형벌의 위험, 안정된 직장을 얻기 어려워 입게 되는 경제적 어려움 등을 모두 감수하고 있다는 점을 이른바 '진실한 양심'의 주요 근거로 들었다.
또 △A씨가 유죄로 판단될 경우 예비군 훈련을 면할 수 있도록 중한 징역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점 △예비군 훈련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점 등도 '진실한 양심'을 소명하는 것으로 봤다.
A씨에게 총기 게임 이력이 있다는 검사 측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어렸을 때 총기로 사람을 공격하는 내용의 '카운터 스트라이크'라는 게임을 한 적이 있으나 (훈련 거부)양심이 형성·확립된 이후 게임을 즐겼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A씨가 최근까지 '오버워치',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의 게임을 한 것을 두고는 "피고인은 캐릭터의 생명력이 다소모되더라도 죽는 것이 아니라 다시 부활하고 공격을 받더라도 피가 나지 않는 등 실제 전쟁이나 살인을 묘사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 자신의 양심에 반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이를 탄핵할만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피고인의 양심이 진실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4611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