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한국투자증권에서 ‘유령채권 사고’가 발생했다. 매수 수량의 1000배에 달하는 채권이 증권 계좌에 입고되고 실제로 시장에서 매도 주문까지 실행된 것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9시 12분과 13분에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JTBC의 회사채(10회차)에 대한 매도 주문 300억원, 500억원어치가 각각 한국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채권시장에 나왔다.

이날 나온 총 매도 물량은 800억원으로 이는 JTBC 회사채의 총 발행금액 510억원보다도 훨씬 많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TBC 회사채는 프로그램 제작과 전자단기사채 상환 등의 목적으로 지난 2019년 9월9일에 총 510억원어치 발행됐으며, 만기 상환일은 2021년 9월 10일로 3년이다. 신용평가등급은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에서 각각 BBB+를 받았다.

다행히 해당 주문은 바로 취소돼 거래는 체결되지 않았다.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지난 16일 전자증권제도 시행에 따른 전산시스템 변경 과정 중에 오류라고 해명하고 있다. 전산시스템을 변경하면서 '타사 대체 채권' 입고 시 실제 금액의 1000배가 입력되도록 잘못 설정했다는 것이다. 타사 대체 채권이란 고객이 다른 증권사 계좌로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옮기는 것을 말한다.

이에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일은 지난 16일 전자증권제도 도입으로 인해 채권 일괄입고 업무의 신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프로그램 설정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당사로의 채권 대체입고 건에 대한 과다입고 오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 발생 직후 고객 문의로 이를 인지하고 매매 및 입출고 정지 조치를 취해 고객과 시장 피해는 없었으며, 해당 프로그램 역시 수정 완료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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