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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4차혁명 오딧세이] 플립러닝으로 교육 개혁하자

기사입력 : 2019년04월01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04월01일 09:52

강의의 즐거움

최근 2년간의 학교 보직 활동을 마치고 다시 연구실과 학생들에게 돌아왔다. 일단 연구실로 돌아와 가장 기쁜 일은 다시 새 학기 강의를 하게 된 사실이다.

       김정호 교수

매주 월, 수요일 오전 9시 대학원 수업인데, 대학원 고학년 수업이라 학생 수는 많지 않다. 월요일 아침 학생들의 똘망 똘망한 눈빛을 보고,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교류하는 시간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지내는 참 경험과 귀중한 행복을 일깨워 준다.

학생들은 참 신기할 정도로 맑고 명석하다. 수업은 영어로 하는데, 그런대로 수업 내용을 전달하고 같이 웃고 떠들고 한다. 아마 우리말로 강의하면 재미가 두 배는 더 있을 것 같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다시 강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서 그 분야를 정리할 기회는 덤이다. 특히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강의 내용을 관통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깊고 진지하게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 있게 강의할 수 있다. 얕게 준비하면 티가 난다. 학생도 알고 교수도 안다.

강의를 이렇게 잘 하려면 내용의 배경도 잘 알아야 하고, 전개 과정도 정확이 알아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이 이론이 왜 필요하고, 어디에 쓸 수 있고, 다른 학문 분야와 어떻게 연결되는 지 재미있게 설명해야 한다.

특히 개념은 단순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쉽게 간단하게 비유를 들어가면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야 좋은 강의가 될 수 있고, 학생 입장에서도 재미있다. 개념을 말로도 설명하고, 비유하기도 하고, 그림으로 보이기도 하고, 그래프로 보여 주기도 한다. 때로는 무대 앞의 배우처럼 행동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무대 위의 배우처럼 의미와 감동도 같이 주면 최고의 강의다. 그래야 오래 기억되고 감동이 남는다.

처음 생각하면 교수의 강의는 학생을 가르치는 작업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사실은 강의를 통해서 교수가 공부를 한다. 매년 이러한 작업이 반복된다. 그래서 필자는 수 년간 한 과목을 강의를 한 그 이후 다시 새로운 과목 강의를 맡거나 새로운 대학원 과목을 발굴한다. 따라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싶다면 일단 새로운 주제의 과목을 개설한다. 그러면 처음 2-3 년 고생은 하지만 한 분야 새로운 공부가 확실히 된다. 그러니 교수가 강의를 하는 것은 가르치는 작업이 아니라 꺼꾸로 배우는 작업이다. 그것도 월급을 받으면서 하니 참으로 행운이다.

신학기를 맞아 강의실에서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KAIST]

플립 러닝 (Flipped Learning)과 '꺼꾸로 강의'

사람이 기억을 가장 오래 유지하는 방법으로 먼저 다른 사람의 강의를 듣는 것이고 그 다음이 노트에 쓰는 작업이다. 그래서 받아 적기도 한다. 근데 제일 오래 기억하는 것은 그 내용을 남에게 말하고 발표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기억을 오래 유지하는 입장에서도 강의가 최고의 학습 방법이다.

그래서 이제는 교수가 가르치는 대신에 학생이 스스로 미리 공부하고 수업 시간에는 서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법이 최고의 학습 방법으로 떠 오르고 있다. 이른바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 이라고 부르는 ‘꺼꾸로 강의’이다.

플립 러닝 수업에서는 먼저 학생 스스로 학습해 온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끼리 토론하고, 교수의 역할은 단지 토론의 동반자가 될 뿐이다. 그러니 이것이 우리가 강조하는 ‘자기 주도 학습’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면 수업의 참여율이 높고 집중도도 높고, 무엇보다도 학생의 창의성이 높아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맞는 수업 방식이다.

이와 같은 플립 러닝에서는 학생의 사전 예습은 책이나 교재로 미리 공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 대세는 유튜브로 사전 예습하는 것이다. 웬만한 중요한 주제에 관해서는 전세계 교수들의 강의가 유튜브에 다 잘 나와 있다. 인공지능 분야만 하더라도 MIT 대학과 스탠포드 대학 강의를 유튜브에서 쉽게 편하게 볼 수 있다. 그 분야 최고 대가들의 강의를 누구나 책상 앞에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교수의 강의도 전세계 대가와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다. 학생들은 다 알고 있다. 누가 잘 가르치고 연구 잘 하는지. 이제는 MIT 대학 교수들과 바로 비교된다.

유튜브를 이용한 예습의 장점은 아주 많다. 일단 강의의 수준과 질이 매우 우수하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수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페이건, 식당이건, 집이건, 사무실이건, 도서관이건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나 틀어 볼 수 있다.

유뷰트에 올라온 인공지능 강의들을 서로 비교해서 보면 더욱 재미있다. 서로 설명이 달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언제든지 멈출 수 있고, 다시 틀어 볼 수 있다. 직접 대면 교수 강의에 비해서 확실한 장점이 있다. 그리고 나서 수업 시간에는 토론과 질의 응답을 한다. 그것이 ‘꺼꾸로 강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장점으로 대학 강의실에 플립 러닝이 확산되고 있다. 플립 러닝에서는 교수는 교과 내용을 중심으로 가르치기보다 학생들과 상호 작용하거나 심화된 학습활동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플립 러닝 수업에서 교수는 학생들의 학습을 이끄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며 또한 학생들이 강의 내용을 이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을 촉진시키는데 주된 역할을 한다.

플립 강의(Flipped Learning) 의 순서와 개념, [출처=다음 블로그]
KAIST의 플립 강의(Flipped Learning) 장면, [출처=KAIST]


교육 방식을 개혁하자

우리사회는 일자리 창출의 어려움, 출산율 저하, 부동산 문제 등 매우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예측한다. 거기에 더해 교육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드라마 ‘SKY 캐슬’에 이러한 현상이 잘 나와 있다. 이러한 문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더욱 명확해졌다.

4차 산업혁명은 추격자형 인간 보다는 창조적 리더 혹은 개척자만 살아 남을 수 있다. 단순 학습을 통해서 길러진 실력은 빅데이터로 무장한 인공지능에 비교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 대학 입시에 매몰된 한국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혁신적인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그 첫 방법으로 제안하는 것이 교육의 방식을 바꾸자는 것이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꺼꾸로 강의’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가 자녀가 학교에 갔다가 오면 "무엇을 배웠는가?"라고 질문한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자녀에게 "학교에서 무슨 질문을 했는가"를 질문한다고 한다. 질문은 호기심의 발로이고, 동기를 유발하면서, 동시에 주도적인 학습의 출발점이다. 질문 없는 학습과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질문 없는 학습은 죽은 지식일 뿐이다. 산업혁명을 이끌 글로벌 리더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야 하는데, 주입식 교육은 이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질문을 하려면 미리 공부해 오면 된다. ‘꺼꾸로 강의’가 교육 혁신의 시작일 수 있다.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를 흥미 진진하고 스릴러 있게 다룬 인기 드라마 SKY 캐슬 출연진. [출처=JTBC]

 

joungho@kaist.ac.kr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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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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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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