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연극 '오이디푸스',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 셋

기사입력 : 2019년02월11일 12:10

최종수정 : 2019년02월11일 12:10

고대 그리스 비극 소포클레스 원작 재해석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나는 살았고, 그들을 사랑했고, 그래서 고통스러웠다."

'오이디푸스' 공연 장면 [사진=샘컴퍼니]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저주에 가까운 신탁 때문에 산속에 버려졌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하는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

연극 '오이디푸스'(~24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 원작을 재해석, 단순한 자극과 비극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오이디푸스 내면의 아픔과 고뇌, 피할 수 없는 운명에도 의지를 가지려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지난해 연극 '리차드 3세'로 화제를 모았던 배우 황정민이 다시 한번 서재형 연출, 한아름 작가와 의기투합했다.

◆ 황정민이 그린 인간적인 '오이디푸스'

"무대에 오를 때 더 자유롭다"던 황정민은 '오이디푸스'로서도 한없이 자유로웠다. 넓은 무대를 단숨에 장악하는 카리스마부터 말 한 마디, 동작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아 관객을 몰입시킨다. 그의 열연은 숨소리 하나 제대로 나올 수 없게 객석을 긴장하게 한다. 막이 오르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제대로 쉬지 않고 작품을 이끌어가야 함에도 한결같은 에너지와 열정이 감탄을 자아냈다.

'오이디푸스' 공연 장면 [사진=샘컴퍼니]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비극적 인물이지만 테베 시민을 괴롭혔던 스핑크스를 처치한 영웅적 면모도 있다. 그러나 작품은 오이디푸스의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춘다. 장대한 서사 중 아버지 라이오스를 죽이고 어머니 이오카스테와 결혼한 전사(前事)를 생략하고, 가뭄에 처한 테베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이디푸스와 이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오이디푸스는 비를 내려달라는 백성들에게 "나는 신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괴로워하는 것은 물론, 진실을 안 후 "발아, 어디로 가야 하니"라며 좌절하고 무너진다.

오이디푸스는 운명을 거부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집을 떠났지만 결국 운명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가뭄으로 죽어가는 백성들을 위해 스스로 자신의 눈을 찌르는 선택을 한다. '의지를 가진 인간'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서재형 연출의 의도대로, 비극적 결말임에도 운명에 순응하기보다 스스로의 의지였다는 점에서 '오이디푸스'를 달리 바라보게 만든다.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120% 활용

'오이디푸스' 공연 장면 [사진=샘컴퍼니]

연극 '오이디푸스'가 공연되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은 객석을 바라보고 가로로 긴 일반적인 무대와 달리, 25m의 긴 길이로 관객에게 입체적인 공간감과 깊이감을 선사한다. 공연장 특색을 잘 아는 서재형 연출은 '리차드3세' 때 공연 마지막에서야 저 멀리 안개 속에서 달려나오는 '리차드3세'로 인상적인 연출을 펼쳤다면, 이번엔 처음부터 무대를 모두 열었다. 스크린을 활용해 신전을 표현, 공간과 영상이 더해지면서 테베의 웅장함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가뭄으로 황량한 현재의 상황까지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무대가 매우 큰데도 소품이나 다른 장치는 별로 없다. 오이디푸스를 위한 의자 하나, 무대 양쪽에서 내려오는 철골 구조물,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하는 장막 정도다. 대신 무대가 여러 층의 계단으로 바뀌거나, 회전하는 등 변화와 조명으로 효과를 더했다. 군더더기 없는 연출은 배우들의 연기에 더 집중하게 만들고, 이는 작품 자체에 몰입하게 되는 효과를 준다.

◆ '코러스 장' 박은석의 재발견

'오이디푸스' 공연 장면 [사진=샘컴퍼니]

연극 '오이디푸스'에는 연기 구멍이 없다. 황정민 외에도 '이오카스테' 역의 배해선, '코린토스 사자' 역의 남명렬, '크레온' 역의 최수형, '테레시아스' 역의 정은혜, 그리고 '코러스 장' 박은석까지 말이다. 그 중에서도 박은석은 등장인물인 듯, 해설자인 듯 경계가 모호한 캐릭터 '코러스 장'을 훌륭하게 소화한다. '코러스 장'은 스토리의 배경을 해설해주거나, 인물의 심리를 드러내면서 극의 긴장감을 조율한다. '오이디푸스' 황정민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연기를 펼치는 박은석은 지지않는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사실 박은석은 2011년 '더 코러스-오이디푸스'란 작품에서 서재형 연출과 함께 작업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코러스' 역을 맡았던 그는 이번 '오이디푸스'에 합류하면서 "당시에는 멋모르고 디렉션을 따라가기 바빴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새롭다. 그때와 정말 많이 다르게 다가온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호평 받았던 박은석이지만, 유독 이번 작품에서 그가 더 빛나보인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