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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사무치면 꽃이 핀다, 윤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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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그룹 god 멤버에서 배우 변신
21살 청년이 41살 중년으로 성장한 이야기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꿈을 꾸는 것처럼 쉬운 게 있을까/ 꿈을 품는 것처럼 중한 게 있을까/ 꿈을 입으로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꿈을 몸으로 꾸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꿈은 반짝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꿈을 끝까지 꾸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간절하게 절실하게 끈질기게/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

영화 ‘범죄도시’(2017)가 500만 관객을 돌파하던 날, 주연배우 윤계상(41)은 자신의 SNS에 박노해 시인의 ‘꿈은 간절하게’ 한 구절을 올렸다.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는. 지난 15년 간절하게 절실하게 그리고 끈질기게 견뎠고, 마침내 배우 인생에 꽃을 피운 순간이었다.

◆ 배우 윤계상의 이야기
“‘범죄도시’로 전환점…더 고민하고 연기할 것”

연기를 시작한 건 지난 2004년. 윤계상은 ‘국민 그룹’이라 불리던, 잘나가던 아이돌 그룹(god)의 삶을 뒤로 한 채 배우로 전향했다. 영화 ‘발레교습소’(2004)부터 ‘6년째 연애중’(2007), ‘비스티 보이즈’(2008), ‘풍산개’(2011), ‘소수의견’(2015) 등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만났고 연기 호평도 심심찮게 들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름 앞에는 ‘흥행 불운아’ 딱지가 앉았다. 상업배우에게는 치명타였다.

“흥행 때문에 슬럼프도 왔죠. 늘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해왔고 제 딴에는 열심히 했는데 봐주는 분들이 없는 거잖아요. 속상했죠. ‘난 목숨 걸고 하는데 왜 그러지?’ 싶기도 했고, ‘이게 내 길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어요. 근데 어쩌겠어요. 전 연기밖에 할 게 없는데(웃음). 또 제 장점이자 단점이 뭐가 됐든 시작하면 계속해요. 실패에도 익숙했고. 그래서 그냥 열심히 했죠.”

그렇게 부단히 달렸고 마침내 오명을 벗겨줄 작품을 만났다. ‘범죄도시’다. ‘범죄도시’는 개봉 당시 ‘남산성’, ‘킹스맨: 골든 서클’을 꺾고 688만 관객을 동원, 극장가를 장악했다. “~하니”로 끝나는 장첸(윤계상) 표 연변 사투리는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며 전국적 열풍을 일으켰다.

“제가 잘나서 이룬 게 아니란 걸 알아요. 그래서 더 감사하고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뿐이죠. 제 역할 하나가 아니라 작품 전체를 보고 연기할 때 모두가 빛난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찍으면서도 많은 걸 배웠던 작품이죠. 매번 제 배역 생각에 홀로 끙끙 앓았는데 ‘범죄도시’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걸 배웠어요. 연기자로서 가야 할 방향과 방법을 알게 된 거죠.”

이는 곧 다음 작품인 ‘말모이’ 작업에서 빛을 발했다. 윤계상은 더 넓은 시야로 현장을 바라보면서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캐릭터와 영화를 만들어 갔다. ‘말모이’는 1월 9일 개봉한 그의 신작으로 1940년대 전국의 우리말을 모아 사전을 만들었던 비밀 작전을 담은 작품이다.

“참여한 것만으로도 너무 뿌듯한 작품이죠. 사실 처음엔 연기 하기가 벅찼어요. 독립운동가(극중 윤계상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을 열연했다) 역할이라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죠. 세 살이 마흔 살의 마음을 표현하는 거처럼요. 하지만 함께하는 선배들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편하게 만들어 갈 수 있었어요. 최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절실하게 연기를 해 나갔죠.”

진정성과 절실함, 윤계상은 이번 인터뷰뿐 아니라 매번 연기 이야기가 나올 때면 이 둘을 강조했다. 이유를 물으니 “그것 말고 제게 무엇이 있겠냐”는 반문이 돌아왔다.

“배우마다 특화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선한 기운일 수도, 남성성일 수도 있죠. 제게 재능이 있다면 그건 진정성과 절실함이라고 봐요. 사실 이 둘을 빼고 연기하라는 지적도 많이 들었죠.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요. 근데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거 안 하면 뭐 하겠어요? 더 진정성을 가지고 절실하게 고민하고 연습하는 게 맞죠.”

◆ god 윤계상의 이야기
“다시 만난 멤버들…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

연기를 가장 사랑하는 천생 배우지만, 그렇다고 god를 빼고 윤계상을 말할 수는 없다. 1999년 god로 데뷔한 그는 2004년 홀로 팀을 탈퇴했고 이듬해 god는 잠정 해체됐다. 그들을 다시 불러모은 건 10년 후 가요계에 분 ‘1세대 아이돌 재결합’ 열풍이었다. god는 2014년 완전체 컴백을 알렸다.

“그저 지금처럼 함께 웃을 수 있는 게 좋아요. 재결합하면서 소중한 것들, 그동안 살고자 하는 의지 때문에 못 봤던 것들을 다시 보게 됐어요. 지금은 정말 감사해요. god를 할 수 있다는 것, 응원해 주는 팬들, 그리고 무엇보다 멤버들에게요.”

다섯 멤버가 따로 또 같이 보내온 세월은 어느새 20년을 맞았다. god는 그 시간을 추억하고 동시에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1월 10일 20주년 기념 앨범 ‘덴 앤 나우(THEN&NOW)’를 발매했다. 데뷔일인 1월 13일에는 서울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20주년 기념 콘서트 ‘프리젠트(PRESENT)’를 개최했다.

“콘서트 연습조차 너무 행복해요. 물론 여전히 저녁 메뉴 같은 말도 안 되는 거로 싸우지만(웃음), 그 자체만으로 너무 좋아요.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20년 전에는 상상도 못한 어려움이 생겼다는 거죠. 예를 들면 나이가 들어서 안무를 자주 까먹는다거나 프롬프트가 없으면 노래를 못 부른다거나(웃음)…. 근데 정말 그마저도 감사하고 즐거워요.”

최근에는 JTBC 예능 프로그램 ‘같이 걸을까’를 통해 멤버들과 또 다른 추억을 쌓았다. 오랜 친구와의 트레킹 여행이란 포맷 아래 god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걸었다. 윤계상은 그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멤버들이 주인공인 영화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2017)를 보면서 그 생각을 했어요. 물론 우리가 세계적인 톱스타는 아니지만요. 그냥 예능처럼 현실적인 분위기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다만 19금 영화가 될까 봐 걱정이죠. 예전에 몰래카메라를 했다가 욕을 너무 많이 해서 방송에 못 나간 적이 있거든요(웃음). 멤버들에게 바라는 점요?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 40대 윤계상의 이야기
“삶의 여유·유연함 생겨…잘 버텨나갈 것”

올해로 마흔하나(1978년생). 스물하나의 청년은 god 멤버로, 또 배우로 살아가며 중년에 접어들었다.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20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30대를 거쳐 도달한 지금, 윤계상은 어느 때보다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연해지나 봐요(웃음). 나이를 먹으니 너무 좋은 것도 너무 나쁜 것도 없어지는 듯해요.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하고 젊은 친구들의 마음도 이해하면서 세상이 재밌어졌어요. 요즘에는 ‘이 순간을 살자’는 생각을 자주 해요. 어차피 살아야 할 인생이라면 더 행복하게, 더 표현하면서 살자 싶죠. 이왕이면 선한 영향을 주면서요.”

나이를 먹으며 깨우친 건 하나 더 있다. 인생사 새옹지마. 윤계상은 지금의 안정과 행복이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또 다른 인생의 시련이 온다 할지라도 괜찮다고 했다. 더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젠 무언가 잘 안 돼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나한테 왜 이럴까?’ 싶을 정도로 힘들 때가 있었잖아요. 근데 돌이켜보면 그 시간이 있어서 지금 이 감사함도 느끼는 거죠. 삶이란 여정을 좀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할까요? 물론 살다 보면 또 힘든 날이 있겠지만, 그걸 잘 버텨야죠. 흔들리는 나 때문에 주위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은 없을 거예요.”

jjy333jjy@newspim.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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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들으며 쉬어가요"…한강 달군 청년버스킹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한강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청년 버스킹 축제가 열렸다.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한강에 청년 음악가들의 선율이 흘러나왔다. 돗자리를 펴고 앉은 시민들은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고 몸을 흔들며 도심 속에서 잠시 휴식을 즐겼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비트박서' 잭브라이언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17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한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 DAY OFF SEOUL'이 막을 올렸다. 이날 축제에는 제4회 싱어송라이터 오디션 '히든스테이지'에 참여한 청년 뮤지션들을 비롯해 재즈밴드와 비트박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이 무대에 올랐다. 선선한 바람이 불었지만, 한낮의 햇볕은 강했다. 그럼에도 한강에 특별히 마련된 공연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야외 공연장 주변에는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은 시민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반려견과 함께 나온 시민부터 아이를 업고 공연을 찾은 가족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한강의 가을 정취와 음악을 함께 즐겼다. 축제의 문은 김루꾸밴드가 열었다.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재즈 선율과 자작곡 '적당히 좀 예뻐' 등을 선보이자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호응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 앙코르 요청이 나오자 '유 아 마이 선샤인(You Are My Sunshine)'으로 화답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참가자 도이주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이어 도이주는 피아노 한 대와 목소리만으로 재즈와 인디 감성을 오가는 음악을 들려줬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했던 기억을 담은 미발매 자작곡도 선보이며 차분하게 무대를 채웠다.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의 무대에서는 분위기가 한층 달아올랐다. 그는 입과 호흡만으로 여러 악기에서 나는 듯한 소리를 구현하며 '도파민'을 선보였고, 객석에서는 "잘한다"는 감탄과 박수가 잇따랐다. 무대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야외에서 음악을 즐기는 매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금천구에서 온 60대 김모 씨는 평소 남편과 한강을 자주 찾는다며 "날씨도 좋고 음악까지 들으니 평소보다 더 흥겹고 행복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실내 공연보다 이렇게 야외에서 즐기는 공연을 더 좋아한다"며 "향수 체험 같은 프로그램도 함께할 수 있어 좋았고,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열리면 다시 오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 광장에서 시민들이 현장 체험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2026.10.17 yeawon2@newspim.com 경기도 성남에서 어머니와 함께 온 40대 정모 씨는 지인을 통해 한강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지금까지 본 공연 중에서는 비트박스 무대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실내보다 날씨 좋은 날 야외에서 음악을 듣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조금만 멀어져도 공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쉬웠다"며 "이런 행사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음향과 홍보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시민들의 호응 속에 무대는 계속됐다. 무대 중후반에는 '히든스테이지' 대상 수상자인 심각한 개구리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날씨와 어울리는 노래도 준비했으니 끝까지 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대상 수상자 심각한 개구리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최근 '히든스테이지'에서 대상을 받은 곡 '추락한 개구리'를 발매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심각한 개구리는 "공부를 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등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고,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그런 순간들을 잘 이겨내고 서로 손을 잡으며 함께 살아가자는 마음을 담았다"고 곡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순서에는 '히든스테이지' 최우수상 수상자 윤태경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윤태경은 "10년 전 '슈퍼스타K5'를 통해 데뷔한 뒤 한강공원에서 버스킹을 하며 목청껏 노래하다 종종 민원 때문에 쫓겨나기도 했다"며 "이렇게 멋진 무대에서 마지막 순서의 주인공처럼 노래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호응을 잘해주시는 분들께 맛있는 선물도 드릴 테니 공연을 재미있게 즐겨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최우수상 수상자 윤태경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공연장 한쪽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 2.0'에서는 초량·후암·연희·성수·삼청·도화·낙원 등 서울의 지역을 모티브로 한 향을 직접 시향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여러 향을 맡아본 뒤 원하는 향을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친구들과 시험을 마친 뒤 기분 전환을 위해 용인에서 왔다는 17세 이모씨도 공연과 체험을 함께 즐겼다. 이들은 "멀리 있다가 음악 소리가 들려서 와봤는데 노래를 다 잘하시는 것 같다"며 "향수 체험도 해보려고 한다. 연희와 낙원 향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 광장에서 시민들이 현장 체험 부스(서울의 향을 찾아서, 한강로 사진관)를 둘러보고 있다2026.10.17 yeawon2@newspim.com 이어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열린다면 친구들과 또 오고 싶다"며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음악과 한강의 풍경, 청춘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을 엽서에 적어 남기는 '한강 사운드 엽서'도 운영됐다. 축제 현장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한강 포토 스테이션'도 마련됐다. 시민들은 공연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과 사진, 엽서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기며 가을 한강에서의 시간을 이어갔다. taeyi427@newspim.com 2026-10-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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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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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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