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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1)들어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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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모스크바 상주특파원이 기록한 소련 붕괴 막전막후
소련 최후의 날 1991년 12월 25일...탄생처럼 소멸도 혁명적
소련 붕괴와 러시아 탄생 반추...한국 발전적 미래 모색 계기

(1) 들어가는 말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12월 25일은 현대사에서 최대의 사변이라는 소련 붕괴가 있었던 날이다. 1991년의 일이니 벌써 4반세기가 넘었다.

사람에게 출생, 성장, 쇠퇴, 죽음이라는 생명주기가 있듯이 국가에도 비슷하게 탄생, 성장, 쇠퇴, 소멸이라는 생명주기가 있다고 한다. 국가의 생명주기는 수백년 간 지속된 경우도 있고 단지 몇 십년만에 종말을 고하는 사례도 있다.

보통 한 국가가 한창 ‘젊을’ 때는 생명력, 에너지가 넘쳐 외부적 위기에도 유연하게 대처하지만 쇠퇴기에 접어들면 무감각해지고 무력해지기 마련이다. 세계적인 제국이었던 소련의 경우는 소멸과정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특이하다.

루스키 포진지에 소련 시절의 다양한 군사 차량과 탱크 등이 전시돼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뉴스핌]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2018.05.12 youz@newspim.com

◆소련, 탄생처럼 붕괴도 혁명적..“시름시름 앓다가 돌연 침몰”

역사상 최초로 성립된 사회주의국가인 소련의 탄생은 세계 역사의 큰 흐름을 바꿔 놓았다. 한창 기세등등할 때는 전 세계가 떨 정도로 초강대국이었다. 그런 국가가 체제적 동맥경화로 시름시름 앓다가 갑자기 무너져 버렸다. 불과 70년만이었다. 탄생이 혁명적이었던 만큼 붕괴 그 자체도 혁명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거대한 국가의 소멸이었는데도 폭발성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서방의 그 어떤 나라도, 그리고 그 어떤 소련 전문가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정도로 돌발적인 사변이었다. 지구 육지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하며 반세기 가량 미국과 세계를 양분해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렸던 소련이 외부충격보다는 내부적 원인으로 붕괴한 것은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대체적으로 말하기는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정책이 소련인들의 억눌렸던 감정을 폭발시켜 누적된 체제모순에 대한 비판과 저항을 초래했고 결국 붕괴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한다.

이런 역사적 격변의 시기에 필자는 한 달간의 장기출장과 5개월 어학연수 그리고 바로 이어진 3년간의 특파원 등 총 3년 반 동안의 모스크바 생활을 통해 격동의 현장을 취재하는 일생일대의 행운을 얻었다. 한국기자로는 소련 외무부가 허가를 내준 최초의 상주 특파원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졌고 활발한 취재활동을 통해 가장 보람을 느꼈다. ‘그때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이 지금에 와서도 가슴을 뛰게 한다.

소련 정부가 발급한 한국 첫 모스크바 상주 특파원 신분증 [사진=뉴스핌DB]

◆러시아, 출범 직후는 비참한 ‘세계의 병자’

소련침몰 전후와 신생 러시아 출범 과정에서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대결을 비롯해 3일 천하로 끝난 보수파의 쿠데타 사건, 소련 공산당 해산, 고르바초프 사임과 소련해체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건들이 마치 톱니바퀴 돌 듯 줄지어 일어났다. 마치 장대한 역사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이런 격동의 와중에 유례없는 생활고에 허덕이던 러시아인들은 일말의 희망조차 갖기 어려웠다. 비참한 미래의 종착역이 어디쯤일지 예측할 수도 없었다. 그야말로 ‘세기말의 풍경’에 다름이 아니었다.

소련을 승계한 옐친의 러시아는 공산체제에서 서구식 민주주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학습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데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간다는 게 힘겨워 보였다. 서구식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시스템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정치적, 경제적 혼란은 더욱 가중돼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급기야 ‘세계의 병자’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정치에 흥미와 자신감을 잃은 옐친이 임기 중에 사임하고 후계자로 지목한 푸틴이 등장했다.

옐친 대통령이 92년 11월의 방한에 앞서 한국 특파원단과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기념촬영했다. 앞줄 옐친 대통령 오른쪽으로 두번째가 필자. [사진=뉴스핌DB]

◆운좋은 사나이 푸틴...‘강력한 옛 소련 향수’ 불지펴

억세게 운이 좋은 푸틴은 석유와 천연가스의 가격폭등에 힘입어 국력을 회복하며 대내적으로는 권력의 고삐를 확고히 쥐었다. 체첸 독립운동 무력진압, 크림반도 강제병합 등으로 러시아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장기독재의 길로 나서게 된다. 대외적으로도 ‘강한 러시아’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재촉하며 도처에서 미국과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푸틴 치하에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경제면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내면서 러시아의 면모는 달라졌다. 간단히 수치로 말하면 국가 모라토리엄 지경까지 몰렸던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꾸준한 상승을 보여 4천억달러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10월 현재 4590억달러를 돌파해 세계5위를 기록할 정도다. 이런 식의 성장이 지속된다면 조만간 5천억달러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민간 부채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폭도 늘어 2018년 3월 기준 183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수년간 국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낮은 유가와 제재상황에도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런 청신호에 따라 러시아인들 사이에 초강대국 소련 시절의 향수가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글로벌 파워로서의 영향력 행사를 과시하려는 듯 세계 도처에서 북극곰의 거친 숨소리가 다시 들리고 있다. 한반도와 관련해서도 ‘러시아 패싱’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소련의 국가문장이 낫과 망치였다면 러시아의 문장은 좌우를 바라보는 ‘쌍두독수리’다.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면서 유라시아의 중심연결고리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붉은색만 빠졌을 뿐 소련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봐야한다. 그런 점에서 “소련체제를 그리워하지 않는 자는 가슴이 없는 자다. 그렇다고 소련체제를 지향한다면 그는 머리가 없는 자다”라고 한 푸틴의 언급은 주목을 끈다.

모스크바의 대조국전쟁 박물관 앞 승리광장에 전시돼있는 각종 무기들. 2차 대전 당시 소련군이 나치 독일군을 파멸시키는데 사용했던 핵심 무기들이다. [사진=뉴스핌DB]

◆한국, 대 러시아 외교는 낙제점...현장지킨 한국기업 활약 돋보여

필자는 소련붕괴 전후의 역사적 과정이 일회성 사건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과거의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현재는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관심이 없다면 망각만이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푸틴 치하 러시아의 정치적 입장과 대외정책 방향을 보면 일정부분 소련시절을 연상케 하고 따라서 우리로선 무관심할 수 없다.

필자의 짧은 생각으로는 우리나라의 러시아 외교가 애석하게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교하지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교초기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러시아 관료조직의 실체와 잠재력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말로만 강대국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열등국 취급하는 엉뚱한 착각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러시아를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고 그로인한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필자는 아직도 착각의 후유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근래들어 우리를 보는 러시아의 눈이 예전같지 않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반면 한국기업의 러시아 진출은 확연하게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씨앗을 뿌린 결과물로 봐야한다. 소련이 붕괴되고 신생 러시아가 경제난으로 허덕이고 국가모라토리엄 상황에 이르게 되자 서방의 기업들은 서둘러 발을 빼기 시작했다. 경제적 감각이 남다른 일본기업들조차 철수하거나 사업규모 축소에 나섰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은 굳건히 현장을 지키며 시장의 중심을 파고 들었다.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과 끈기가 점차 러시아인들의 마음을 사게 되었다. 정치. 외교분야의 부진과는 달리 한국기업의 활약이 돋보이는 게 현실이다. 모스크바를 가보면 한국인으로서 뿌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시내 요소요소에 삼성, LG,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등 한국기업들의 휘황찬란한 홍보간판물의 불야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스크바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세칭 ‘LG다리’는 한.러 관계에서 우정의 상징성을 띄고 있다고 하겠다.

▲ 모스크바에서 열린 야말 프로젝트 쇄빙 LNG 시리즈 첫 호선 계약식에 참석한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왼쪽)과 소브콤플롯 세르게이 프랑크 회장이 건조계약서에 서명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소련 붕괴와 러시아 탄생 반추로 대한민국 발전적 미래 모색

필자는 붕괴 직전의 소련과 새로 탄생한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상황을 되짚어보고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된 당시 일들을 반추해보는 것도 발전적 미래를 위해 약간의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연재되는 내용들은 당시의 일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한 취재기자 입장에서 풀어가고자 했다. 취재노트와 인터뷰, 송고기사 등 자료와 입수한 비밀문건들을 통해 감춰진 이면사를 규명하고 각종 취재 비화와 뒷이야기 등 당시 상황을 가능한 한 생생하게 드러내고자 했다. 특히 우리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했던 북한 관련 사안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당시에는 경천동지했던 사건, 사고들이지만 시간이 꽤 지나고 보니 쉬어버린 음식처럼 신선한 맛이 떨어질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또한 당시의 일들을 놓고 해석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 선택하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그래서 편협한 부분이나 착오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언론인으로서 최대한 객관적 입장에서 사안들을 보려고 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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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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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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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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