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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슈+] 흔들리는 대체복무 정부안...36개월·교도소 합숙 논란

기사입력 : 2018년12월15일 08:17

최종수정 : 2018년12월15일 08:17

국방부‧법무부‧병무청, 공청회 열었지만 논란만 키워
전문가·시민들, '36개월‧교정시설 합숙' 정부안 설전
지뢰 제거 투입 주장도...국방부 “현실적으로 어려워”
헌재, 연내 정부안 확정·입법 주문했지만…합의 난항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안으로 정부가 ‘36개월·교도소·합숙근무’ 방안을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36개월 교도소 합숙이 적합하다는 의견과 과도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대체복무제도를 둘러싼 공방도 갈수록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방부와 법무부‧병무청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종교 또는 개인적 신념 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제2차 공청회를 열고 국방부 등 정부가 마련 중인 ‘대체복무제 정부안’에 대해 시민단체‧법조계 등 민간 전문가들과 시민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음선필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학장(가운데)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제2차 공청회’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pangbin@newspim.com

◆ “36개월도 적어” VS “교도소서 합숙까지 하는데 36개월 너무 많아”

음선필 홍익대 법과대학 학장이 좌장으로 나선 이날 공청회에는 대체복무제 전문가인 김수정 변호사(법무법인 지향), 원영섭 변호사(법률사무소 집), 이용석 활동가(전쟁없는 세상), 임천영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가 토론자로 참석해 현재 ‘36개월‧교도소‧합숙근무’로 알려진 정부의 대체복무안이 적정한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임찬영 변호사는 “현역병과 대체복무자 간에 형평성을 맞추는 게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기간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쉽다”며 “육군 복무기간을 기준으로 2배(36개월)로 설정할 것이 아니라 공군 복무기간(22개월)을 기준으로 2배(44개월)로 설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영섭 변호사는 “36개월도 매우 적다고 생각한다”며 “공중보건의 등 다른 대체복무도 36개월을 하고 있지만 이 경우는 국가 유사 시 전시에 소집되는 걸 전제로 하는 ‘집총 전제’ 대체복무(예비군)지만 양심적 병역거부는 그렇지 않다는 걸 생각해볼 때 (36개월은) 매우 완화된 복무 기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토론자들은 “대체복무자들을 현역병들의 1.5배 이상 복무시키는 건 과도하다”며 앞선 토론자들의 의견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수정 변호사는 “대체복무를 한다고 해서 예비군 훈련 면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며 대체복무 제도를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그 부분(예비군)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영섭 변호사의 의견에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그런 점을 생각해볼 때 국방부에서 교정시설에서 합숙하며 36개월 동안 복무하는 것이 현역병에 비해 완화된 것이 아니다”라며 “(현역병의) 1.5배 혹은 2배 복무가 타당한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용석 활동가 역시 “(대체복무자들의) 복무 난이도, 합숙 여부 등을 생각하면 (36개월 교도소 합숙은) 현역 복무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현역병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심지어 공보의의 경우에는 합숙이 아니라 출퇴근을 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오히려 대체복무자는 이보다 더 길게 복무를 하고 합숙까지 하니까 36개월은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김수정 변호사(왼쪽)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제2차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pangbin@newspim.com

◆“대체복무자 지뢰 제거 등 비전투분야도 고려해야”

잠정적 정부안으로 알려진 ‘36개월‧교도소‧합숙근무’에 반대하는 토론자들은 이들에게 교정시설(교도소)에서만 복무하도록 한 것이 이들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현재 대체복무자들을 교정시설에서만 근무하게 하는 방안(1안)과 교정시설 혹은 소방시설로 다양화하는 방안(2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선택의 범위가 너무 좁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대체복무자들의 복무 분야를 교도소라며 한정할 필요가 있느냐”며 “병역거부자들 중에도 치과의사, 기술자 등이 있고 그런 분들도 자기 능력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하는데 그런 측면을 고려해 다양하게 (복무장소를)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논의 중인 방안을) 교정, 소방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며 “대체복무자들이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줄 수 있는데 교정시설에서만 (복무를) 하게 될 경우 더 많은 사회적 효과를 우리 손으로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임천영 변호사가(오른쪽)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제2차 공청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pangbin@newspim.com

이러한 의견들에 대해 “교정시설에서 36개월 동안 합숙 근무를 하는 정도는 돼야 현역병들과의 형평성을 맞출 수 있다”며 반대하는 토론자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이들 토론자들은 “대체복무자들을 군에 입대시켜 비전투분야에서 복무시키는 정도는 돼야 현역병과 형평성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변호사는 “대체복무자로 하여금 비전투분야 복무를 하게 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반하고 (대체복무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란 주장이 있는데 ‘대체복무자들을 비전투분야에 복무하도록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헌재 결정문에 전혀 없다”고 말했다.

원 변호사는 이어 “만약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가 (현역병에 비해) 복무강도가 낮다면 그게 과연 대체복무자에게 좋은 것이겠느냐”며 “오히려 (비전투분야 복무를 통해) 그분들(대체복무자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를 맞춰 주는 게 좋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는 “대체복무는 병역의무와 따로 갈 수 없다. 같이 가야 한다”며 “군인복지기본계획에 따라 군인들이 부대 내 잡초 제거나 제설작업을 안 하고 민간인들에게 맡긴다는데 이런 걸 대체복무자들이 하거나 지뢰제거, 공동유해발굴 등에 투입하면 국가 세금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대체복무자의 비전투분야 투입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서영 국방부 인력정책과장은 “복무분야와 관련해 지뢰제거나 유해발굴 등 비전투분야에 대체복무자를 투입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이는 헌재의 결정 취지, 당사자의 수용성, 제도 도입의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어 “오늘 공청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12월 중 정부안을 확정 및 발표할 것”이라며 “국방부는 헌재의 결정대로 2020년부터 대체복무제를 차질 없이 시행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관련 주요 일지

◆연내 대체복무 확정안 입법해야 하지만…합의는 요원·논란만 가중

지난 6월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현행 병역법 5조 1항이 '헌법 불합치'라고 판결했다. 또 연내 정부안을 확정해 이를 입법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국방부 등 정부는 법무부, 병무청 등과 함께 민간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꾸려 합리적인 대체복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두 차례 공청회도 개최했다.

지난 13일 개최된 2차 공청회는 헌재 판결 이후 정부가 최근 잠정 확정한 '36개월 교도소 합숙' 대체복무안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전문가, 시민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그러나 정부안을 놓고 찬반으로 나뉜 전문가, 시민은 팽팽하게 의견 대립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고성까지 주고 받으며 갈등을 빚었다. 

여기에 14일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청회를 개최하기 전에 이미 병역법 개정안 초안을 작성해 놓고 이를 이미 국회에 보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가중됐다. 헌재의 주문대로 연내 정부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입법까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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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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