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악을 통해 어른이 된다…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기사입력 : 2018년10월04일 18:18

최종수정 : 2018년10월05일 10:48

故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
박은석·최우혁·송문선·강상준 등 출연
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마의 16세'란 16살의 나이를 기점으로 외모가 전과 달라지는 것을 뜻한다. 청소년기 급격한 성장과 신체적 변화는 당연하지만, 만약 삶 자체가 완벽하게 바뀌어 버렸다면 이 조차도 당사자에게는 '마(魔)의 16세'였지 않았을까.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공연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故 박지리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계급이 나뉘어진 시대에서 최상위 계층에 살고 있는 한 가족의 3대에 걸친 비극을 그렸다. 신과 인간, 죄와 벌, 부모와 자식, 삶과 죽음이라는 근원적 문제를 흥미로운 판타지로 풀어낸 작품이다.

1지구에서 9지구까지 나뉜 계급 사회에서 최상위 1지구 내에서도 명문기숙학교로 꼽히는 '프라임스쿨'에 다니는 '다윈 영'(최우혁)이 극의 주인공이다. 그는 문교부 장관이자 프라임스쿨의 운영위원장인 아버지 '니스 영'(박은석), 할아버지 '러너 영'(최정수)와 함께 화목한 가정에서 반듯하게 자란 우등생이다.

'다윈'은 아버지가 30년간 진행한 친구 '제이 헌터'(신상언)의 추도식에서 그의 조카 '루미 헌터'(송문선)를 만나고, 함께 제이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친다. 그 과정에서 9지구 후디들이 일으켰던 12월 폭동에 대해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 할아버지까지 얽혀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건의 진상을 숨기기 위해 진정한 우정과 자유에 대해 알게 해준 친구 '레오 마샬'(강상준)을 죽이고 만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공연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자신의 출생을 벗어나고자 살인을 할 수밖에 없었던 '러너',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친구 '제이'를 죽여야 했던 '니스', 또다시 진실을 감추기 위해 친구 레오를 죽인 '다윈'까지 삼부자의 얽히고설킨 고리가 너무나 잔혹할 따름이다. 이 모든 사건은 각 세대가 16세 때 일어났다. 성장통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괴롭고, 아무에게도 알릴 수 없는 비밀을 지닌 이들은 완전히 달라진 삶의 태도로 일종의 '어른'이 된다.

"나의 열여섯 살을 던진다 / 나의 소년시절을 던진다 / 나는 나의 세계와 결별한다 / 난 어른이 된다 /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은 아이는 이제 어른이 된다" ('푸른 눈의 목격자' 중)

인간 내면에 선과 악이 공존함을 인정할 때, 우리는 어느 쪽 손을 잡아야할 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선택의 순간에서 악을 택한 이들의 앞날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개인은 괴로울 지언정, 이로 인해 사회는 아무렇지 않게 오히려 더 잘 굴러가기 때문이다. 악행을 저지름으로써 어른이 된다는 결말은 서글프지만, 순수성을 잃고 부조리한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공연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원작은 850여 페이지의 엄청난 분량을 자랑한다. 이에 프라임스쿨이 남녀공학으로 바뀌고, 3대가 함께 살고, 할아버지의 출신을 드러내는 힌트가 점이 아니라 문신으로 바뀐다. 또 원작에서 아버지의 학교 동기였던 로이드 검사가 사회의 정의를 쫓는 외부 인물로, 오래된 물건 교환에서 아버지의 죄를 밝힐 증거인 카세트테이프가 등장하는 점 등 다양하게 각색됐다. 특히 '루미'의 역할이 축소되고 '레오'와의 우정이 강조되면서 비극을 더욱 부각시켰다.

배우 박은석과 최우혁은 '비주얼 부자'로,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어 급변하는 인물의 감정, 내면의 갈등과 고뇌 등을 섬세하게 풀어내는 연기로 관객들을 설득시킨다. 웅장하면서도 다크한 넘버들은 작품의 세계관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며 순식간에 그 시대로 빠져들게 만든다. 다만, 짧은 연습 기간이 드러나는 앙상블들의 깔끔하지 못한 군무가 아쉬울 따름이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오는 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