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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중화인민공화국의 씨앗을 뿌린 5인의 중국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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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2018년 현재를 살아가는 중국 젊은이들이 외모 가꾸기와 내 집 마련 등에 열을 올릴 때, 작금의 중국을 있게 한 100년 전 당시 중국 젊은이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

량수밍(梁漱溟), 후스(胡适), 류반눙(劉半農), 류원뎬(刘文典), 린쑨(林損), 저우쭤런(周作人), 쉬베이훙(徐悲鴻).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8년 중국 베이징대학에 재직 중이던 교수들이다. 그 당시 저들의 나이는 20대로 이미 그 당시 사회 문화 사상을 이끄는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

약 100년 전 신해혁명이 일어나고 신문화 운동과 5·4 운동이 일어나던 격변의 시기, 미래를 위해 제 한 몸 아끼지 않고 투쟁하던 중국의 당시 젊은 청년들이 있었다.

 

문학의 아버지 루쉰(魯迅) [사진=바이두]

◆ 문학의 아버지 루쉰(魯迅)

루쉰(魯迅)은 1881년 9월 25일 중국 저장(浙江)성 사오싱(紹興)에서 저우(周) 씨 가문의 장자로 태어났다.

1902년 일본 센다이 의학전문학교를 다니며 의학도를 꿈꾸던 청년이었지만, 중국인이 일본인에게 학살당하고, 중국인들이 둘러서서 이를 구경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자신의 꿈을 접는다. 글과 문학으로 도탄에 빠진 중국을 구하겠다는 결심을 한 그는 의대를 자퇴 후 도쿄에서 외국 소설 번역 일에 매진한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갑자기 기울면서 급히 중국으로 귀국하게 됐다. 그는 고향에서 교사로 활동하다가 1911년 신해혁명으로 중화민국이 수립되자 베이징으로 건너와 교육부에서 일을 배우며 문학을 통해 본격적인 계몽 활동을 펼쳤다. 루쉰은 위기에 빠진 민족을 구하는 올바른 길은 글을 통해 사람들의 혼을 깨치는 길밖에 없다고 굳게 믿었다.

중화민국 수립 초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던 시기였으며, 중국 정부가 나서 공자 숭배 등 전통 사상을 강요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일부 신지식인들이 주도한 신문화 운동(新文化運動, 1917~1921년)이 전개되면서 반(反) 유교, 반(反) 전통 사조가 일어났다.

루쉰은 신문화 운동이 한창이던 1918년 친구의 권유로 ‘신청년(新靑年)’ 잡지에 첫 소설인 ‘광인일기(狂人日記)’를 연재하면서 중국 문화계와 사상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루쉰’이란 필명도 이때 처음 사용했다.

루쉰은 광인일기에서 중국 유교 사상을 전면적으로 비판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잡아먹으려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피해망상증 소설 속 주인공을 내세워 가족 제도와 유교의 폐해를 폭로해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아Q정전’ 등 잇달아 중국 사회의 유교 사상과 비(非)인간성을 고발하는 글을 발표하며 중국인들의 계몽에 앞장섰다.

 

마오쩌둥의 오른팔 저우언라이(周恩來) [사진=바이두]

◆ 마오쩌둥의 오른팔 저우언라이(周恩來)

유골을 남기지 않는다. 후손을 두지 않는다. 관직을 드러내지 않는다. 당파를 짓지 않는다. 유언을 남기지 않는다. (死不留灰 生而無後 官而不顯 黨而不私 勞而不怨 死不留言)

중화인민공화국 초대 총리로 마오쩌둥(毛澤東)의 충실한 오른팔이었던 저우언라이는 6무(6無)를 실천한 중국인들에게 최고의 지도자다.

중국 장쑤성 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0살 때 양친을 잃고 사오싱의 백부 댁에 몸을 의탁하게 된다. 서구 열강에 짓밟히는 중국 현실에 몸서리치던 저우언라이는 12살이 되던 해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단호한 목소리로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섭니다!”라고 외친 일화는 유명하다.

사오싱에서 일찍이 서구 사상을 접한 그는 일본 유학을 선택했다. 1918년 스무 살, 그가 쓴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는 일기의 한 대목에서 그의 단호한 성격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귀국 후 톈진 난카이 대학에서 공부를 이어갔다. 재학 중 5·4운동에 참가한 일로 퇴학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항일 운동을 펼쳤다. 이후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인재를 발굴하는 데 힘썼으며, 귀국 후에는 뛰어난 외교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공산당 내부 분열을 막는 데 힘썼다.

 

짧고 굵은 생을 살다 간 여성 혁명가 추근(秋瑾) [사진=바이두]

◆ 짧고 굵은 생을 살다 간 여성 혁명가 추근(秋瑾)

청나라 말기의 여성 혁명가이자 시인인 추근은 1875년 저장성 사오싱에서 태어났으며 사오싱 출신인 루쉰, 저우언라이와 더불어 ‘소흥삼걸(紹興三傑)’로 불린다.

봉건사회를 살던 여타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집안에서 정해준 혼처와 결혼하여 1남 1녀를 기르며 평범하게 살던 그녀는 외세의 침략을 목도하고 혁명 운동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1904년 29세가 되던 해, 두 아이는 친정에 맡기고 홀로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혁명은 남녀 평등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굳은 신념 아래 봉건사회 속 여성의 굴레를 몸소 벗어 재꼈다.

일본에서 교육, 공예 및 사격, 무술을 배우며 적극적으로 혁명 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1907년 7월 15일 32살의 젊은 나이에 처형당하게 되고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녀가 혁명가로서 활동한 기간은 3년 남짓 비교적 짧은 기간이지만, 반봉건 혁명가로서 중국인들의 정신적 지주로 남아있다.

◆홍일법사 리수퉁(李叔同)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리수퉁(李叔同)은 어릴 적부터 학문에 큰 뜻을 두고 공부에 전념했으며 25세 때에 난징(南京) 대학교 첫 교가를 작곡한 음악 수재이기도 했다. 1905년 일본 도쿄로 유학을 떠나 회화와 음악을 전공하고 귀국 후 교사로 활동했다.

그는 중국 최초의 화극(話劇) 단체 춘류사(春柳社)를 조직하고, 중국 최초로 서방 음악을 중국에 소개했다.

1918년 6월, 당시 39세이던 그는 속세를 등지고 항주 호포사에서 불교에 귀의했다. 그 후 홍일법사(弘一法師)라는 칭호를 얻으며 남산율종(南山律宗)을 다시 부흥시켰다. 중국 최고의 서예가 중의 한 명으로써 그가 쓴 ‘방하(放下)’ 두 글자가 몇 해 전 경매에서 471만 위안(약 7억 653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중국 홍군의 창설자 주더(朱德) [사진=바이두]

◆ 중국 홍군의 창설자 주더(朱德)

쓰촨성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주더는 일찍이 과거에 합격했으나 관직 생활은 하지 않았다. 이후 윈난성으로 주거지를 옮긴 그는 강무학당에서 군사학을 배우며 쑨원과 인연을 맺게 된다.

1911년 일어난 신해혁명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그는 1915년 베이양 군벌(北洋軍閥)을 토벌하며 쓰촨, 윈난 지역 호국군(護國軍) 제13혼성여단장이 되었다.

20대 후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큰 출세를 경험한 그는 여자와 아편에 찌든 삶을 살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중 비참한 생활을 영위하던 당시 중국인들의 삶을 목도하고는 돌연 자신이 누리던 모든 것을 버리고 독일 베를린으로 유학을 떠난다. 베를린에서 독한 마음으로 아편 생활을 청산한 그는 당시 프랑스에서 유학중이던 저우언라이를 만나게 되고 그의 추천으로 공산당에 입당한다.

후에 쑨원이 사망하고 1927년 제1차 국공 합작이 결렬되자 그는 마오쩌둥과 중국 공산당 홍군(紅軍)을 창설하며 무수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중일전쟁 발발로 제2차 국공합작이 이뤄지면서 팔로군으로 개칭한 홍군의 총지휘관으로 선두에서 군을 이끌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공산당과 국민당의 분열이 일자, 인민해방군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팔로군의 총사령관이 되어 공산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nalai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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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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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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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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