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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정현백 여가부 장관 “새해, ‘성평등 확산의 대전환기’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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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규희 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를 ‘성평등 확산의 대전환기’로 만들고 모든 여성들이 평등하게 일할 권리와 기회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뉴스핌 DB]

정 장관은 “남녀가 함께 만드는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이나 고통이 있다면 용기 있게 소리칠 것을 요구했다.

정 장관은 여성의 남성보다 낮은 ‘고용의 질’과 ‘독박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등을 위해 공공부문 및 민간기업에서 성별 균형을 맞추고, 성별임금격차 해소,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지원 정책 강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남성이 육아·가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생활 균형의 사회기반 조성에 가장 앞장서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오는 7월부터 ‘아빠육아휴직 보너스제’ 지원규모가 커지고 남성의 유급출산휴가 기간도 현재 3일에서 단계적으로 10일까지 확대된다. 남성의 육아·가사참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조손가족, 학교 밖 청소년 등 사회 약자와 일본군 ‘위안부’ 관련해서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의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대한민국 삶의 현장 구석구석 따뜻한 마음과 미소가 늘 함께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2017년은 가히 ‘페미니즘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성평등이 나라안팎에서 커다란 화두로 떠오른 한 해였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이 상징하는 30~40대 여성들을 포함해 폭넓은 세대,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리가 광장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페미니즘 대두가 나라 밖에서는 폭로로 촉발된 것과 달리, 우리 내부에서는 촛불 혁명이 상징하는 민주의식의 성숙과 함께했습니다. 여성과 남성 모두 평등하게 사는 세상, 여성과 남성 모두 성별 차이로 불행해지지 않는 사회를 이루자는 목표는 모든 구성원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어느 때보다 응축된 온 국민의 기대와 열정을 모아, 새해를 ‘성평등 확산의 대전환기’로 만들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모든 여성들이 평등하게 일할 권리와 기회를 누리도록 하겠습니다. 여성의 안정되고 차별 없는 일자리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풀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남녀가 함께 만드는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두 팔 벌려 기꺼이 맞이해야 할 미래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대한민국 여성과 남성, 그리고 모든 국민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여성 여러분,

아프면 소리치십시오!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이나 고통이 있다면 용기 있게 세상에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야 함께 연대하고 세상을 바꾸는 힘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여성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해 왔지만, 여성은 남성에 비해 낮은 고용의 질과 ‘독박육아’로 경력단절의 고비고비를 넘기고 있습니다. 불법촬영과 유포, 스토킹과 데이트폭력,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등은 평범한 일상을 파괴하는 커다란 위협이지만, 주변에선‘범죄’라는 인식조차 부족합니다.

올해부터 ‘제2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18~2022)과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계획’(2018~2022)이 추진됩니다. 공공부문과 민간기업에서 성별 균형을 맞추고,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며, 경력단절 여성들은 좋은 일자리로 재취업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범정부 차원에서‘디지털 성폭력 근절대책’과 ‘직장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등을 잇따라 마련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보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여성폭력 근절을 본격화합니다. ‘여성건강정책 기본계획’을 마련해 여성 건강권을 증진하는 데도 힘쓰겠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무수히 들어야 했던 말 “여자답지 못하게”, “여자라서 안 돼”이런 말들을 미래세대까지 물려주고 싶진 않을 것입니다. 국민들의 사고와 언어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온라인세상과 미디어에서 젠더감수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서도 성별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진로교육이 이뤄지게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남성 여러분,

‘아버지’하면, 평생 가족을 어깨에 짊어진 채 희생하지만 정작 가정 안에서는 고립된 섬처럼 떠있는 외로운 뒷모습이 떠오릅니다. 고개 숙인 아버지 대신 유모차 끄는 아빠가 되면 어떨까요. 가장의 짐은 덜고, 부모로서의 행복을 채우는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여성이 동등한 주체로서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것은 결국 남성에게도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습니다. 혼자만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오랜 관행과 문화를 바꾸긴 어렵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일·생활 균형의 사회기반을 조성하는 데 가장 앞장서 노력하겠습니다.

오는 7월부터‘아빠육아휴직 보너스제’지원규모가 커집니다.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 기간도 현재 3일에서 단계적으로 10일까지 확대됩니다. 남성의 육아·가사참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정시퇴근하고 육아휴직이 자유로운 가족친화적 직장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업의 가족친화경영을 더욱 적극적으로 유도하겠습니다.

아울러, 돌봄서비스의 사각지대가 도처에 산재합니다. 여성가족부는 아이돌봄사업과 공동육아나눔터를 확대해 보육의 틈새를 메워나가겠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알아주지 않는다며 억울해 하는 남성도 있을 것입니다. 여성들에게 많은 것들을 빼앗기는 것이라 오해할 수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 말 걸기’를 해야 합니다. 상대 성(性)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 그 맥락을 이해하고 상호 소통하려는 노력부터 시작합시다.

지난해 세상의 균형을 맞추는 일에 뜻과 실천을 함께하는 남성 마흔여섯 분이 모여 ‘성평등보이스’를 시작했습니다. 세상의 절반이 ‘성평등 보이스’가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국민 여러분,

여성가족부는 여성을 포함해 사회 약자들을 위해 존재합니다. 한부모·조손가족, 다문화가족, 학교 밖 청소년과 가정 밖 청소년,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와 같이, 특히 소외되고 고통 받는 국민들 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 돕겠습니다.

지난해 가장 가슴 아프고 안타까웠던 일 가운데 하나가 청소년들이 친구를 대상으로 벌인 끔찍한 폭력사건들이었습니다. 청소년문제는 청소년 개인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학교 모두의 책임입니다. 2018년은 우리 사회 전체가 청소년문제 해결에 더 올인하는 해로 만들겠습니다. 학교안팎의 위기청소년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이들이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맞춤형 지원체계를 확립하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 손을 내미는 거리상담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디지털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청소년정책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청소년교육에 성차별에 대한 감수성과 민주시민의 책임의식을 강화하는 콘텐츠를 포함하겠습니다. 더불어 다문화청소년들도 편견의 그늘 없이 대한민국의 소중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뒷받침할 것입니다.

가족정책은 새로운 모멘텀을 맞았습니다. 전통적 ‘가족’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1인 가구, 한부모가족 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족 모두 정책 사각지대 없이 꼭 필요한 지원을 맞춤형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여성가족부가 안고 있는 커다란 책무, 일본군 ‘위안부’문제 또한 엄중한 마음자세로 수행할 것입니다.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을 계속합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다양한 사료와 연구논문들을 모아 ‘일본군위안부문제 연구소’를 설립하는 작업도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서울이 ‘전쟁과 여성인권’ 문제에서 전 세계의 메카가 되는 것이 아픈 역사와 피해자들의 한(恨)을 제대로 승화시키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독일 철학자 니체는 “개선이란, 항상 무언가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라고 했습니다. 정치권력의 사유화에 분노한 우리 국민들이 광장의 민주주의를 열었습니다. 다음의 시대적 과제는 ‘일상의 민주주의’입니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성별로 인한 고정관념과 차별, 폭력에 불편함을 넘어 아픔을 느껴왔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국민들의 하루하루 삶 속에서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는 요소들을 몰아내야 합니다.

‘성평등을 통한 일상의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갑시다.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는 사회를 향해 이슈를 던지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확산시키는 새로운 담론의 창안자가 되겠습니다. 여성과 남성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모든 영역에서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실질적 성평등사회 실현을 위해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책입안과 집행에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토론하면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국민들이 여성가족부에 느끼는 불편함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역시 더 나은 여성가족부를 만드는 밑거름으로 삼겠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민주적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우리사회가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로 전진할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와 항상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8년 1월 1일 여성가족부장관 정현백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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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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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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