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광장 ANDA 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헌신(獻身)’을 ‘헌신짝’처럼 버려선 안된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장 최인창

“국민 위한 ‘헌신’을 ‘헌신짝’처럼 버려선 안된다.”

지난 3월 30일 고 김범석 소방관의 유족보상금 부지급 결정 취소 소송에서 기각 판정이 나온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2차 공판이 열린다. 1차 공판에서 기각 판정을 받은 유족들은 국가에 대한 서운함과 억울함에 탄식을 내뱉었다.

고 김범석 소방관은 임용 전 실시한 신체검사에서도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작은 질병조차 앓지 않았던 건장한 청년이던 그는 노량진 수몰현장 투입 활동 후 며칠 만에 ‘혈관육종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7개월 후 사망했다.

그가 떠난 뒤 유족들은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보상금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으로부터 부지급 처분을 받았다. 행정소송이 진행됐지만 판정은 ‘기각’이라는 차디찬 결과였다.

당시 행정법원은 판결문에서 ‘혈관육종은 매우 희귀한 종양으로서 유독성 물질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것이 원인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가 없고 그 발병 원인과 감염경로 등이 분명하지 않아 공무에 기인한 질병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망인의 혈관육종이 간에서 발병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정도의 사정만으로 망인의 공무수행과 염화비닐 노출 및 혈관육종으로 인한 사망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깊은 고민 없이 내린 판정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암에 걸린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한 것도, 발병원인이나 감염경로 등이 분명하지 않다고 한 것도, 그동안 수행해 온 강도 높은 소방관의 업무를 부정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목숨을 담보로 하는 소방관의 업무를 너무 쉽게만 바라보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앞선다.

소방 업무는 화재진압과 구조ㆍ구급 등 유독성 발암 물질 등에 타 직종보다 훨씬 많이 노출되는 고위험 특수 업무다. 언제나 유독성 발암 물질과 접촉이 이뤄지고 화재진압과 구조 과정에선 주저 없이 사지로 뛰어드는 그들이다.

임무 완수 과정에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일쑤고 갖가지 사고 현장 수습과정에서 온 트라우마는 그들의 정신세계 마저 뒤흔든다. 평소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긴장감은 심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반인들은 평생 한 번 노출될까 말까 하는 맹독성 유해물질에 상시 노출되고 한 번의 경험으로 인생의 끝자락까지 안고 가는 심적 고통을 달고 사는 게 바로 소방관이다. 이제는 순직이나 공상 처리에 있어 그들의 근무 특성을 가장 먼저 고려하는 심의가 필요하다.

소방관은 철인도 아니고 슈퍼맨도 아니다. 그들도 얼마든지 아플 수 있고 다칠 수 있다.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과 목숨을 잃는 소방관이 많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된다.

대한민국 공무원의 이름으로 국가에 헌신하다 사고로 숨지거나 병사, 자살하는 소방관이 타 직군보다 월등히 많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 아닌가.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소방관이 암 등의 질병으로 투병하며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다. 출동 사이렌 소리가 날 때마다 가슴을 철렁이는 그들의 피와 땀, 눈물을 외면해선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해 건강과 목숨을 바치며 소임을 다한 소방관이기에 국가는 그들의 목숨을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 재난ㆍ재해 현장의 죽음, 부상에 의한 죽음, 암처럼 질병에 의한 죽음일지라도 소방업무에 따른 인과관계로 인정하는 것이 바로 그 첫 걸음이다.

소방관에게 찾아온 예고 없는 사고와 질병은 그들의 삶을 정지시키고 가정을 뿌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국가로부터 버려진 의로운 죽음을 이제라도 소방관의 명예 회복을 통해 돌려놔야 한다. 남은 유족을 사회 일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가게 해 주는 길이다.

이는 국가에 억지를 부리겠다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젊은 소방관의 죽음을 한낱 운이 없어 죽거나 재수가 없어 죽은 소방관으로 치부하는 비통한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함이다.

최근 제2의 김범석 소방관 사례를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국회의원이 소방관 중증질환 공상 추정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해 소방관의 순직과 공상 승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업무 중 부상을 입거나 희귀암 등 질병으로 생명을 잃는 소방관이 또 다시 국가로부터 버려져 국가를 상대로 소송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그게 바로 현실과 부합하고 국민이 원하며 상식에 맞는 법이다.

부상과 질병으로 마지막 생명의 불씨가 꺼져갈 때 그들은 험난한 세상에 남겨진 가족을 떠 올릴 것이 분명하다. 최소한 마지막 남은 의식 속에서 가족만큼은 국가가 보호해 준다는 믿음이 있어야만 편히 눈 감을 수 있지 않겠나.

“병 걸린 아빠가 아닌 자랑스러운 소방관 아빠로 기억해 달라”던 고 김범석 소방관의 원념을 되새기며 그의 유족은 오늘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국가를 위한 그들의 헌신을 헌신짝처럼 버려선 안 될 일이다.

 

※ 기고는 뉴스핌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지지율 59.7% [리얼미터]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9.7%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1일 나왔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0.2%포인트(p) 상승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16회 국무회의 겸 5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5월 1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 의뢰, 4~8일 조사,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0.2%p 상승한 59.7%, 부정평가는 0.7%p 오른 35.7%로 집계됐다. '잘 모름'은 4.6%였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4월 3주차 65.5%까지 오른 뒤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주 59.5%까지 떨어졌다. 3주 만에 긍정평가가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부정평가 역시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리얼미터는 "코스피 7500선 돌파와 경상수지 최대 흑자 등 경제 호재가 상승을 견인했지만 조작기소 특검을 둘러싼 갈등과 개헌안 무산 등 정국 혼란이 상승폭을 상쇄하며 지난주 대비 소폭 상승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권역별로 보면 광주·전라(83.0%)에서 가장 높았고 인천·경기(64.6%)와 대전·세종·충청(61.4%) 등 대다수 지역에서 긍정평가가 우세했고 대구·경북(44.1%)과 부산·울산·경남(52.4%)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정당 지지도 조사(7~8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8.7%, 국민의힘이 30.9%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0.1%p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0.7%p 하락했다. 이어 개혁신당 3.5%, 조국혁신당 3.2%, 진보당 2.2% 순이었다. 무당층은 8.5%로 나타났다.  the13ook@newspim.com 2026-05-11 08:22
사진
대검, 오늘 박상용 검사 징계 논의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대검찰청 감찰위원회가 이르면 11일 오후 '연어 술 파티 진술 회유 의혹'을 받는 박상용 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이르면 이날 감찰위원회를 열어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시효가 오는 16일 자정 만료되는 만큼 이번주 안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감찰위는 최근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TF로부터 "술자리가 있었다"는 감찰 결론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TF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주장과 박상웅 전 쌍방울 이사가 법인카드로 소주를 구입한 기록 등을 근거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검찰청 감찰위원회가 11일 오후 '연어 술 파티 진술 회유 의혹'을 받는 박상용 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한다. 사진은 박 검사. [사진=뉴스핌DB] '연어 술 파티 의혹'은 박 검사가 2023년 5월 17일 수원지검에서 이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연어·술을 제공해 진술을 회유했다는 내용이다.  다만 박 전 이사는 지난달 28일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에서 "소주를 산 건 맞지만 차 안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먹었다"고 밝혔다. 박 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역시 "술을 마신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박 검사는 TF 조사 과정에서 의혹을 설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이날 감찰위의 출석 통보 없이도 직접 출석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검 감찰위 규정에는 위원회에서 대상자를 위원회에 출석시켜 질문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대검에 출석해 대기하고 있겠다"고 밝혔다. 감찰위는 법조계 내외부 인사 5~9명으로 구성되며 TF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총장에게 심의 결과를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강제력은 없으나, 검찰총장은 지금까지 대부분 감찰위 결정을 따라왔다. 구자현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징계를 청구할 경우, 이달 16일 자정 만료되는 박 검사의 시효는 정지된다. 이후 법무부 산하 검사징계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박 검사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게 된다.  yek105@newspim.com 2026-05-11 08:28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