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부당한 권력 향한 뜨거운 함성"…이준익x이제훈x최희서 '박열' (종합)

기사입력 : 2017년06월13일 18:46

최종수정 : 2017년06월13일 18:46

[뉴스핌=장주연 기자] 이준익은 이준익이다. 철저한 고증을 거친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묵직한 메시지까지. 이준익 감독이 진심을 담은 또 하나의 작품을 들고 극장가를 찾았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박열’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제훈, 최희서가 참석,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 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최희서)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

전작 ‘동주’(2016)에 이어 또 한 번 실존 인물 영화로 돌아온 이준익 감독은 “시대에 따라서 접근 관점이 다르다. 사실 근현대 실존 인물을 영화로 만드는 건 너무나 조심스럽고 위험하다. 미화도, 폄하도 안 된다. 왜곡과 날조를 배제하면서 성실하게 가기 위해서는 어렵고 위험한 선택을 많이 해야 한다. 그게 가장 힘든 일이었다”면서도 “어떤 인물에 빠지는 게 아니라 그 인물을 통해서 시대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준익 감독은 “일제 강점기 영화는 독립군의 활약상, 어떤 억울함에 대한 감정적 호소를 다룬다. 하지만 박열만큼은 훨씬 더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제국주의 모순을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박열이 실제 그랬다”면서도 “다만 의미를 살리면 재미가 떨어진다. 그래서 그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 조선인 특유의 해학과 익살이 그것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고 연출 주안점을 밝혔다.

실존 인물을 다룬 만큼 철저한 고증도 거쳤다. 이준익 감독은 “대사도 이름도 시기도 다 철저한 고증에 걸쳤다. 자료는 부족했지만, 일본 내각도 최대한 고증을 거쳤다. 무엇으로 고증했느냐. 신문으로 했다. 아사히 신문을 주로 활용했다. 그 고증을 쫓아가다 보니 이건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계획해서 주도적으로 이끈 재판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예산은 최소한으로 활용했다. 이준익 감독은 “적은 예산으로 찍는 게 제 목표였다. 제작비를 많이 들어서 찍을 수 있다. 진심을 전달하는데 화려한 볼거리나 과도한 제작비는 오히려 방해된다. 최소의 조건으로 찍어야만 그때 그들이 가졌던 진정성을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저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준익 감독은 “일제강점기는 아직도 역사적으로 선명하게 정리해지 못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영화를 찍을 때는 엄숙하고 진지하고 해야 한다는 관습도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조선 최고의 불량 청년 박열 역은 이제훈이 연기, 데뷔 이후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이제훈은 “처음 시나리오를 주신다고 했을 때 감독님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설렜다. 하지만 막상 시나리오를 읽으니까 상당히 어려운 캐릭터더라. 제 그릇에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며 “사실 부끄럽게도 그때는 박열을 잘 몰랐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인물에 깊이 빠져들고 탐구해갔다”고 털어놨다.

실제 이제훈은 ‘박열’의 일대기를 세세하게 공부하고 익힌 것은 물론, 그 인물의 신념까지도 표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제훈은 “그 시대 박열이 무엇을 보여주려 했는가를 집중했다”며 “그 상황과 시대를 경험하면서 울분과 아픔이 있었을 거다. 근데 그걸 단순 개인적 욕망 해소로 그치지 않고 조선인의 희망이 되고자 한다. 저 역시 그것이 온전히 전달되길 바랐다. 또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는지 돌아볼 수 있길 원했다”고 바람을 전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또 한 명의 주인공, 박열의 신념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카네코 후미코는 역시 실존 인물로 일본인이지만 일본 제국주의와 천황제를 반대하며 항일운동을 하는 여성이다.

이준익 감독은 “박열 관련 서적이 더러 있는데 그중 야마다 쇼지가 쓴 가네코 후미코 평전이 있다. 그걸 보면 후미코는 박열이라는 존재와 관계성 안에서 충분히 그 시대 근대성을 보여준 여성이다. 또 박열의 연인이기 전 동지로서 가치관에 충실했던 인물이자 자신을 여성이기 전에 인간으로 본 뛰어난 청년들과 어울린 여성”이라며 “이를 견제하며 찍어야 그들의 선택이 인간관에서 나온 것으로 그릴 수 있다. 그래서 후미코의 여성성을 부각했다”고 말했다.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은 최희서는 “가네코 후미코는 7살 때 조선에 가서 식모살이하며 지내면서 거기서 일본인에게 학대받는 조선인을 처음 본다. 그리고 본인도 할머니에게 학대받으면서 피지배층의 설움을 느꼈다. 그때부터 일본 제국주의에도 조금씩 반항심을 갖게 된 것”이라며 “그부분에 있어서 박열과 후미코의 사상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가갔다. 박열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준익 감독은 혹시 모를 우려의 시선에 관해서도 솔직하게 짚고 넘어갔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준익 감독은 “이 영화는 반일 영화가 아니다. 끊임없이 영화 속에서 그걸 증명했다. 초반에 박열이 ‘일본 권력에는 반감이 들지만, 일본 군중에는 친밀감이 든다’고 한다. 일본 내각 내에서도 양심적 발언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이건 반일 영화가 아니다. 어쩌면 어느 시대나 부당한 권력에 대한 진실을 추구하는 젊은이의 뜨거운 함성이다. 그렇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박열’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사진
'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