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청와대 최고위층의 지시에 따라 자행된 범행"
김기춘 "보조금 없다고 예술활동 못하는 것은 선입관"
조윤선 "대부분 재임기관 외에 일어난 일"
오후, '블랙리스트 폭로' 유진룡 증인신문 예정
[뉴스핌=김범준 이성웅 기자]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 일명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주축들이 모인 1차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블랙리스트 작성이 "청와대 최고위층의 지시에 따라 자행된 범행이다"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피고인측은 "지원 감축은 정책의 일환이었다'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6일 오전 10시부터 김 전 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소영 전 문체비서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에 대한 1회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특검측 이용복 특검보의 기소요지 설명으로 시작돼 처음부터 치열한 공방이 오고갔다.

이 특검보는 "이 사건은 대통령 등 고위공직가들이 헌법과 법률에서 규정하는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직무와 권한을 남용한 사건"이다"라며 "피고인들은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 연간 2000억원 규모의 발전기금을 단지 자신들과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지원 배제해 창작의 자유를 침해함과 동시에 문화예술 주체인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입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헌법적 가치 아래 순수한 마음으로 행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 수호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불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특검이 잘못된 선입관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실장 측은 "이 사건은 국가 보조금을 특정 예술인이나 단체에 지원하는 것을 감축 혹은 중단했다는 '정책'을 시행한 것"이라며 "보조금을 받지 않는다고 그들이 예술활동을 못하는 것은 선입관이며, 이같은 정책 집행이 전부 피고인의 지시에 의해서 이뤄진 것이란 것도 특검의 선입관이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김 전 실장 측은 특검의 공소사실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전 실장이 최순실씨를 소개했다는 언론보도를 부인한 김종의 진술조서를 특검이 악의적으로 누락했다가 최근 추가로 제출했다"라며 "이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또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 등 1급 공무원의 사태를 강요한 것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상 1급 공무원은 신분보장의 대상이 아닌데 사직을 강요한 것이 죄가 되는가?"라고 되물었다.

조 전 장관 측은 "대부분 조 전 장관이 정무수석에서 물러난 지난 2015년 5월 이후의 일이다"라며 "특검이 기소 범위를 확실히 밝혀주면 좋겠다"라며 가담을 부인했다.
조 전 장관 본인은 "저에 대한 오해가 쌓여 있었던 것 같다"라며 "그동안 겪은 일을 소상히 밝히기 위해 성심껏 변론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상률 전 수석 측도 기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김 전 수석 측은 "노 전 국장이 좌천됐던 지난 2013년 8월은 모철민 전 수석이 재임 당시였기 때문에 피고인과 관련이 없다"라며 "공소장을 보면 지난해 3, 4월경 박 전 대통령이 노태강의 사표받으라 지시했다는데, 이는 강경표현이며 노 전 국장은 사임 이후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라고 설명했다.

김소영 전 비서관 측은 "피고인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사실은 없다"라며 "TF 문건을 문체부에 건네주라는 지시를 수행했을 때 이미 김소영은 부끄러움을 느꼈고 도의적 책임감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라고 반성의 기미를 보였다.
이날 오후부턴 최초로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했던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1월 특검에 참고인으로 소환돼 "블랙리스트는 분명히 존재한다"라며 "박 전 대통령에게도 '이렇게 하시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