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의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가 추천하는 후보를 국무총리로 임명해 헌법상 권리를 주겠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이 확실하게 ‘2선 퇴진’ 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며 새 총리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은 박 대통령의 분명한 2선 퇴진이 전제되지 않으면 청와대의 총리 추천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번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정국이 또다른 분수령을 맞고 있다.

야3당은 전날 대표들이 만나 “박 대통령이 제안한 국회 추천 총리 논의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한 뒤 "12일 촛불집회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리 야당이 지금까지 절제력을 가지고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 떼고 국회 추천 총리에게 권한을 넘기라는 것을 분명히 말했다“며 ”박 대통령은 더 이상 내치든, 외치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정의당은 박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국회 추천 총리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박 대통령이 먼저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한다며 공세를 높였다.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봤자 현 상태로는 기대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2선 퇴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유지하고 있다. 배성례 홍보수석은 전날 춘추관을 찾아 “박 대통령이 정세균 국회의장과 비공개 면담에서 신임 총리가 내각을 통할할 실질적 권한을 보장하고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며 “이는 헌법에 명시된 총리의 모든 권한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의 2선 퇴진 요구에 대해선 “(검찰) 수사를 받는다고 직무를 수행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느냐” 며 “헌정중단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허원제 정무수석도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을 방문, 박 대통령의 뜻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각료 임명제청권 등 총리의 권한을 충분히 활용하고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뜻”이라며 “헌법적 규정 때문에 대통령의 표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해 국회가 새로 추천할 총리의 권한이 헌법에 보장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정연국 대변인도 1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야3당의 총리 추천 거부에 대해 “국정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국회에서 조속히 총리 후보자를 추천해 주기를 기대한다”고만 언급했다.
이렇게 야당과 청와대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당분간 새 총리 추천은 표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내치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을 청와대가 현재로선 수용할 생각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국에 대한 경제·외교정책에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어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와 함께 사실상 지명이 철회된 경제부총리 자리를 조속히 채워야 한다는 지적이 많아 청와대와 야당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청와대와 실마리를 풀기 어렵다고 판단한 야당이 민심을 빌어 촛불집회로 압박하겠다고 선언한만큼 이번 주말 집회가 민심의 향방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음 주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방식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여 이를 계기로 양자간 재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