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지난달 M그룹은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대표 인사부터 부장 승진까지. 약 46명에 대한 인사를 냈다. 이날 M그룹에선 인사 시즌이면 볼 수 있는 축하 난 배달 풍경을 보기가 어려웠다. 회사에서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영향으로 난을 받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외부에 알렸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전달받지 못해 난을 보낸 경우 M사는 일괄적으로 난을 돌려 보냈다.
#류 모씨는 하우스 3동에서 꽃을 재배한다. 늦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노란 프리지어 꽃을 키운다. 주로 졸업식과 입학식에 맞춰 출하한다.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는 국화를 재배한다. 추석부터 국화가 한창 나갈 시기지만 류 씨는 고민이 있다. 김영란법 영향으로 국화가 수요가 예년보다 줄어서다. 조화와 부조금 합산 금액이 10만원이 넘으면 안 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장례식장으로 나갈 국화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7일 화훼업계에 따르면 일명 김영란법이 화훼업종에 부담을 주고 있다. 꽃 선물은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난을 키우는 농가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난 품질이 전년대비 10% 넘게 떨어졌는데 수요마저 줄어서다. 지난 9월 초만 해도 난 10개 중 1~2개만 난이 반환 됐든데 지금은 절반 넘게 거절 당하는 중이다. 화분까지 포함해 선물용으로 팔리는 난은 5만원이 훌쩍 넘기 때문이다. 5만원 넘는 선물을 받으면 김영란법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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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욱 한국난재배자협회 사무총장은 "꽃을 가져가지 않는다"며 "다른 물건은 재고라도 쌓아두고 팔 수 있지만 난은 빨리 출하되지 않으면 관리 어려움으로 다 죽게 된다"며 안타까워 했다.
정부도 난 재배 농가의 어려움을 감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운영하는 aT화훼공판장에서 내놓은 8월 월간시황 보고서에 따르면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9월 하순부터 김영란법 시행으로 난 거래가 둔화되고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 우려는 그대로 이어졌다. at화훼공판이 제공하는 거래량 정보를 보면 10월6~7일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 가까이 줄었다. 농민들이 엄살 부리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난 뿐만 아니라 국화도 김영란법 후폭풍을 맞은 곳이다. at화훼공판에 따르면 국화 거래량은 80% 줄었다.
화훼업계 종사자는 "법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며 "이런 농가 어려움을 반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단순히 화훼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화분이나 포장용지, 배달하는 쪽에도 영향을 주고 산업에 타격을 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