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A씨는 시중은행 지점장을 2006년10월부터 2013년7월 사이 지내면서 투자와 세일즈를 담당했다. 퇴직을 앞둔 2012년, 평소 알고 지내던 I증권사 전무 출신의 투자중개사 대표인 B씨에게 “큰 액수의 채권 매수 중개를 해주면 은행도 본인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A 지점장은 퇴직 이후를 대비해 투자중개업 세일즈 경력을 쌓고 은행도 수수료 수익을 얻을 기회라 판단했다.
A 지점장은 B씨와 함께 2012년 3월에 R사가 발행한 미화 1억 달러 규모의 구조화 채권을 T사가 매수하도록 거래를 중개했다. 그 해 4월까지 건수는 4건, 금액으로는 미화 4억5000만달러의 구조화채권을 중개했다.
A 지점장은 이 같은 행위로 지난 1월30일 서울남부지방법원 법정에 피고인으로 서야 했다. 금융인들을 가장 벌벌 떨게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때문이었다.
법원은 A 지점장에게 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사실이 있다며 벌금 1500만원에 처했다. 다행히 그가 범죄 이력이 없고 그가 일한 은행이 얻은 이익을 모두 반납한 점을 들어 벌금은 다소 감액해줬다.
남부지법(판사 김재향)의 판단은 이랬다. A씨가 한 채권 매수, 매도, 청약의 권유, 청약, 청약의 승낙 등의 투자중개업자의 업무를 하면서,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과 같은 무인가 금융투자업은 부적격 금융투자업자의 난립을 막아 그와 거래하는 일반투자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국민경제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자본시장법 목적을 훼손하고,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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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점장에 대한 재판은 작년 한해만 은행권에서 3600여명이 구조조정으로 나가며, 은행원들의 제2의 직업으로 꼽는 금융중개업이 관심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대규모 명퇴가 지속되는데도, 은행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재교육 및 재취업 프로그램이 사라지면서 더욱 은행원 스스로 제2의 직업을 찾아서야 해서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보면 신한은행은 24~37개월 급여와 건강검진비 3년치를 준다. KB국민은행도 27~32개월 기본급과 취업지원금 2400만원을 준다. 우리은행만 퇴직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퇴직급여로 9~30개월치 급여를 지급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원 출신들이 가장 쉽게 접근하는 직업이 IMF외환위기 이후에는 부동산중개사였는데, 최근에는 자산관리시장 확대로 자산관리사나 금융투자업쪽으로 많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