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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지창욱 “힐러와 함께한 4개월 정말 의미 있는 시간, 그게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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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윤원 기자] “‘힐러’와 함께 했던 지난 4개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배우 지창욱이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환하게 미소지었다. 촬영 강행군을 마치고 부담감을 내려놓은 어깨가 가벼워 보인다. 지창욱은 앞서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극본 송지나, 연출 이정섭)에서 서정후 역을 맡아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 4개월의 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 동안 누군가에게는 ‘힐러’가 의미 있는 작품이 됐다는 것이 기뻐요. 작품의 성패는 잘됐으면 좋겠다 발악을 한다고 해서 결정되는 게 아니잖아요?(웃음) 누구나 어느 작품이건 최선을 다하겠지만, 작품을 봐주는 건 시청자이고, 작품의 성패 역시 시청자들의 몫이라 생각해요. 저에게 ‘힐러’가 남긴 가장 큰 것은, (드라마의 성패가 아닌) 지난 4개월을 의미 있게 보냈다는 거예요. 그게 가장 커요.” 
‘힐러’에서 지창욱은 어떤 의뢰든 완수하는 업계 최고의 심부름꾼인 서정후 역을 맡아, ‘힐러’라는 코드 네임으로 브라운관을 누볐다. 돈을 모아 남태평양 무인도를 구입해 혼자 사는 것이 목표였던 서정후는 채영신(박민영)을 만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통해 지창욱은 액션신부터 다양한 감정신, 로맨스신까지 두루 소화하며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특히, 극 중반부터는 박민영과 유독 많은 스킨십과 애정신을 펼치며 달달한 케미로 화제에 올랐다. 본래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는 지창욱은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엔 서먹서먹했지만, 중반 이후부터 멜로신을 찍어서 그 부분은 서먹함은 없이 촬영했던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힐러’는 특히 멜로신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일단 편안하게 하려 노력했어요. (박)민영 누나와 불편하면 촬영하면서도 힘드니까요.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고, (박민영과) 그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죠. 멜로신은 예민해지고 신경이 많이 가는 장면이에요. 남자 대 남자가 붙어도 상대배우를 배려해줘야 하는데, 남녀가 붙는데다 스킨십까지 생기면 굉장히 신경 쓰이지 않겠어요? 상대 배우가 불편해하지 않을까, 혹시나 껄끄러워하지 않을까 걱정했죠. 그래도 민영 누나가 너무나도 편하게 해주고, 다 받아줬던 것 같아요. 대본상 영신과 정우, 두 인물이 예뻐 보일 수밖에 없는 그림을 송지나 작가님이 그려주셨고요.” 

함께 호흡을 맞춘 박민영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이 가장 크다. 처음 지창욱이 바라본 박민영은 새침한 인상의 미인. 하지만 말을 나누면 나눌수록 그의 털털한 매력에 푹 빠졌다. 박민영의 성격이 그렇다 보니 작품에 대한 대화도 많이 나누며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 

박민영과의 호흡도 호흡이지만, 학교 선배이기도 한 유지태에 대한 신뢰도 드라마에 집중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 연기적으로도, 그 외적으로도 많이 의지했다. 직접적인 가르침이 아닌, 지나가다가 던지는 ‘어때, 하는 데 불편한 건 없니?’ 이 한마디로도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힘을 발휘했다. 지창욱은 “선배의 그 한 마디에 행복했다”면서 연신 싱글벙글했다.

“신입생으로 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학교 다니면서 내내 유지태 선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 같은 꼬맹이한테는 막연히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꿈 같은 대상이었고, 로망이었죠. 그런데 그 사람을 밖에서 만나게 된 거예요….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마치 팬의 입장이 돼 어쩔 줄 몰랐던 것 같아요(웃음). 그냥, 이유 없이 그냥 좋았어요. 제가 저 사람(?)과 함께 있다는 상황 자체도 좋았고. 멋있고. 제가 생각했던 동경의 대상, 그 모습과 똑같았어요.”   

지난 10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힐러’는 시청률 9.0%(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동시간대 지상3사 중 3위의 아쉬운 성적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시청률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대표하는 작품이라 평가될 만큼,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잡은 수작으로 많은 이의 기억에 남았다. 특히, 지창욱은 이 작품을 통해 대중적 인기가 높아지는 수혜(?)를 받기도 했다. 훌쩍 상승한 그의 인기는 그가 출연하는 뮤지컬 ‘그날들’의 티켓판매 상승으로 입증됐다. 그가 출연하는 ‘그날들’ 지방공연 회차가 티켓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된 것. 

“인기 실감은 잘 모르겠어요. 느낄만한 시간도 없었죠. 기분은 너무 좋지만요. 칭찬 받고 사랑받는 다는 건 배우라서가 아니라 그냥 기쁜 일인 것 같아요. 저를 보고 열광해 주시는 분들을 본 적이 없어서 실감이 잘 안나는 것 같아요.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쳐주는 박수는 저를 위한 게 아니라 공연에 쳐준 박수라고 생각해요.”

매체 연기는 똑같은 장면을 계속 재촬영하면서 하나 둘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 어찌 보면 지루한 작업이지만, 편집의 재미, 앵글과 디테일의 재미가 있다. 반면, 무대는 배우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공간이란 생각이다. 공연이 시작되면, 스태프도 관객도 그것을 멈출 수 없기 때문. 모두의 집중을 받으며 배우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공간. 그렇기 때문에 지창욱은 무대에 선다.

“‘힐러’와 ‘그날들’ 스케줄이 약간 겹쳤어요. 원래 그래서는 안 되는 건데(웃음)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그날들’을 하던 중에 ‘힐러’가 들어왔어요. 안 하기엔 아까운 작품이란 생각에 과감히 결정했죠. 사전에 말씀을 드리고 스케줄 조율을 했는데도, 두 번 정도가 아슬아슬했던 기억이 있어요. 드라마 촬영 마치고 곧바로 극장에 넘어가서, 공연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던 순간이 두 번 정도? 감독님이 정말 배려를 많이 해주셨죠. 자칫하면 양팀에 다 민폐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앞으로도 욕심을 부릴 수는 있겠지만, 최대한 양팀에 피해는 안 주려 노력하려고요.”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안고 있는 군대 문제에 대해서, 지창욱은 보다 여유로운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걱정 보단, 잠시 일에서 떨어져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을 뿐. 그의 남다른 일 욕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런데 그런 아쉬움은 내년에 군대를 가도 있을 거고, 5년 뒤에 가도 있을 거예요. 10년 뒤에 간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 같고. 사람이기 때문에 욕심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생기는 아쉬움이지만, 걱정은 안 되요. 오히려 군대에 갔다 오면 편해질 것 같기도 하고요. 갔다 오면 더 여유있고 멋있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힐러’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지창욱. 이 작품으로 호평받은 그는 “굉장히 기뻐서 집에서 삼십 분 춤을 춘 기억이 있다”며 웃는다. 이제 이번 인터뷰를 끝으로 ‘힐러’와는 안녕을 고할 생각이다. 서정후의 인생에 마침표 찍고, 이제 신중하게 다음 작품을 염두하려 한다.

“의도적으로 변신하거나 어떤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작품을 선택하고 싶진 않아요. 전 작품을 선택할 때 세 가지를 고려하거든요. 작품을 읽고 내가 재미를 느끼는가, 내가 연기하려는 캐릭터가 내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가, 자신 있는가. 그 세가지를 보고 작품을 선택한다는 게 저의 주관이에요. 그렇게 하다 보니 굳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저의 운명이고 길을 찾아 자연스럽게 활동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중에 ‘좋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지창욱. “좋은 배우가 무엇인지, 그 정의를 누가 어떻게 내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어쩌면 죽을 때까지도 모를 수 있죠.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가 저를 떠올릴 때 ‘좋은 배우였어’라는 생각이 든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배우라면 책임감과 자부심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배우는 많은 이에게 손짓 하나, 혹은 일거수일수족이 보여지는 직업이다. 그에 대한 압박이나 두려움, 보여지기에 파생되는 힘든 점이 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한다면, 이는 고생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다는 것이기도 했다. 

지창욱은 “내가 고생하면, 남들은 ‘저 배우는 정말 고생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우리(배우들)가 너무 많이 힘들어도, 보여지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대중의 시선이 부담이 되는 한편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의 시선에 들어온, 구슬땀 흘리는 스태프들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스태프들은 과연 뭘까’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한 것 같아요. 이 일을 하면서 (스태프들이)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도 아니고 좋은 환경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고생도 굉장히 많이 하는데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액션팀에서 저의 대역을 해주는 친구나 다른 많은 스태프들을 보면서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죠. 문득 생각난 답이 ‘나는 모르는 그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나 책임감이 아닐까’였어요. 또, ‘그렇다면 배우는 그들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란 생각도. 그렇다고 할때, 배우는 더 책임감 더 자부심 갖고 해야 되지 않을까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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