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 지난 8월1일 상장한 덕신하우징의 공모가는 1만3000원이었지만 지난 20일 주가는 8930원으로 공모가 보다 31% 낮다. 상장후 2주 만에 내놓은 2분기 실적에서 영업익이 전년대비 20.8% 하락했다. 지난 4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전년대비 60% 떨어졌다.
#B. "2014년 반기에는 (데브시스터즈가) 라인을 통한 해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액이 증가하였는데 라인 매출의 경우 수수료를 제외한 순액이 매출액으로 계상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원가율이 하락하는 효과가 작용하여 보다 급격하게 원가율이 하락했다. 라인이 2014년 2월에 출시된 것으로 해당 부분이 온기로 반영된다면 지속적인 원가율의 감소가 기대되고 있다."(주관회사 투자설명서)
#B-1. 지난 10월6일 상장한 데브시스터즈는 공모 당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65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청약에서도 285.3대 1을 보였다. 공모가는 5만3000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20일 주가는 공모가보다 26% 하락한 3만9000원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상장 후 한 달만인 지난 7일 발표한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9.5% 하락했다.
최근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백대 일의 경쟁률이 기록되지만, 정작 상장 후 주가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커녕 실망감만 안겨주는 곳이 적지 않다.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보다 크게 떨어진 기업의 공통점은 실적 악화에 있다. 이에 따라 공모가 선정에 참여하는 주간사와 상장기업의 공모가 부풀리기 관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는 공모주가 지난해보다 많았고 청약 인기도 높았다. 공모주 청약을 저금리 시대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전략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모든 공모주가 원하는 수익을 안겨주진 않는다. 오히려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40%넘게 하락한 곳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상장 직후 실적 부진이다. 몇몇 기업은 상장 후 한 달만에 내놓은 실적에서 청약 설명자료에서는 예상치 못할 부진한 결과를 보였다. 공모 주관회사와 상장기업의 공모가 선정에 거품이 꼈다는 지적이 제기된 이유다.
올해 공모를 통해 신규 상장한 코스닥 기업 22곳(스팩 제외) 가운데 공모가 보다 주가가 떨어진 곳은 6곳이다. 이는 전체의 27% 비율로, 4곳중 1곳 이상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것. 데브시스터즈, 덕신하우징, 트루윈, 윈하이텍, 신화콘텍, 파버나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 8월4일 상장한 파버나인은 한 달만인 9월4일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18억90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0.6% 떨어진 것. 이에 주가는 지난 20일 7470원으로 공모가 1만2500원보다 40% 낮게 형성됐다.
앞서 7월11일 상장한 트루윈도 10월23일 발표한 3분기 실적 결과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지난 20일 주가는 공모가 1만500원보다 45% 낮은 5730원이다.
또 7월25일 상장한 윈하이텍은 8월22일 보고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7% 늘었지만 11월6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전년대비 13.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는 7480원으로 공모가 8300원을 밑돌고 있다.
신화콘텍은 지난 8월8일 상장 후 같은 달 19일 2분기 실적을 밝혔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8% 늘었으나 전분기대비로는 22% 감소했다. 뒤이어 11월21일 발표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4%나 줄었다. 주가는 5060원으로 공모가 9100원을 44% 밑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박사는 "공모가보다 주가가 낮은 이유에는 무엇보다 실적 악재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상장 후 한 달여만에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경우가 늘어나자 공모기업의 가치와 공모가 설정이 부풀려졌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그 화살은 공모기업 가치와 공모가 밴드를 설정하는 공모 주관회사(증권사)와 해당 기업(발행사)으로 향했다.
공모를 통해 최대한 많은 금액을 모으기 위해 공모가를 높게 설정하고 싶어하는 발행사와 주관회사로 선정되기 위해 공모기업의 요구를 수용하는 증권사의 관행이 결합됐다는 지적이다. 주관회사는 공모 주관사로 선정되면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
윤 박사는 "공모 기업이 많은 돈을 투자 받기 위해 공모가를 높게 책정해주는 증권사를 찾다 보니 주관회사가 적정가치보다 높은 공모가를 설정하게 된다"며 "주관회사는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공모가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 박사는 상장 시기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를 내놓았다. 높은 공모가를 설정하기 위해 이들 기업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기 전 상장을 마쳤을 가능성도 제기한 것.
그는 "기업이 실적을 발표하면 기업가치가 공표되므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곳은 실적 발표 전에 상장 시기를 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상장을 주관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사가 더 많은 공모가를 제시하는 증권사를 찾는 것은 사실"이라며 "바로 다음 분기 보다는 연간 단위 수익성을 기준으로 투자설명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신고서에 포함하지 않는 다음 분기의 수익성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관회사는 기업 뿐 아니라 투자자도 고객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주관회사에게는 높은 공모가를 원하는 기업의 입장에 맞춰 당장의 수수료를 챙기기 보다는 시장의 신뢰를 쌓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행사의 적정한 가치평가와 공모가 선정을 위해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자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관 투자가만의 가치 평가 과정과 이 결과가 반영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조 연구위원은 "전문성을 가진 기관투자가들은 공모주의 수요예측 참여시 주관회사의 가치 평가 외에도 자신만의 가치 평가 과정을 거쳐 그 결과가 수요 예측에 반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