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오는 21일 도서정가제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제지업계의 속내가 복잡하다. 도서정가제가 과연 제지업계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 예상이 쉽지 않은 탓이다.
18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현재 업계에서는 도서정가제 시행과 관련,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는 중이다.
도서정가제는 모든 서적의 할인율을 10% 이내로 제한하고 추가 혜택이 5%를 못 넘게 한 제도다. 기존 도서시장은 할인경쟁이 과했고, 그로 인해 가격에 거품이 심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도서정가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출판사와 서점 등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지업계가 장기적으로 도서정가제의 수혜를 누리게 되리라는 전망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제지업계의 도서 관련 인쇄용지 매출 비율은 전체 매출의 40~50%에 달한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출판사의 수익성 개선이 되면 싼 종이 보다 고품질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에 따라 프리미엄 종이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출판사가 수익성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종이도 가격을 올릴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전방산업이 호조를 맞으면 자연스럽게 후방산업도 간접적으로 수익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지업계가 이처럼 낙관론을 갖게 된 이유는 최근 제지업계가 프리미엄 종이 시장에 더욱 집중한다는 점이 주효했다. 종이 수요가 줄어들면서 점차 매출 하락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출판업계의 수익성 확대는 프리미엄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려도 적지 않다. 도서정가제가 도입 취지만 본다면 긍정적이지만 시행 이후 도서시장 거품이 해소될지 여부가 불확실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더불어 무료배송, 카드사와 통신사 제휴할인 등 변칙 할인은 여전히 가능하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도서 판매량이 크게 위축되리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도서 할인율이 도서 판매량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출판업계 공급되는 종이의 물량도 줄어든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대형 출판사는 수익성이 크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대형 서점과 대형 출판업계만 웃게 되리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소비가 줄고 이로 인해 업계도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도서정가제로 책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이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며 “소비 위축은 도서시장 업계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전망이다. 도서정가제가 출판계와 소비자의 구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는 도서정가제를 통한 도서 시장 발전을, 업계 일각에서는 도서시장의 ‘단통법’이라고까지 부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제지업계의 영향은 단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