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브랜드(장수제품)가 곧 기업이다. 소비자의 구매 경향이 수시로 변하는 현실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꾸준히 인기를 누릴 수 있는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걸까. 잘 키운 브랜드 하나가 한 기업의 경쟁력으로 작게는 매출과 이익의 극대화를, 크게는 흥망성쇠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몇년 전 영국의 한 브랜드자산가치 평가기관에 따르면 코카콜라(Coca-Cola)와 말보로(Marlboro) 제품의 자산가치를 각각 100조원과 30조원으로 평가한 것만 봐도 브랜드 하나가 기업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을 무대로 질주하는 우리 식품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키운 브랜드를 찾아 대표 브랜드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그 기업의 부단한 노력을 짚어본다.
[뉴스핌=이연춘 기자] 오리온 초코파이는 197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았다.
뛰어난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만 약 20억 개 이상 팔리는 등 매년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1년 평균 20억 개 이상 판매되는 오리온 초코파이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1970년대 초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미국 등 선진국을 순회하던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은 한 카페테리아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 코팅 과자를 맛보다가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약 2년여에 걸친 실험을 통해 수많은 시제품을 만들면서 실패를 거듭한 끝에, 1974년 4월 드디어 오늘날과 같은 초코파이가 탄생했다.
초코파이는 수분 함량이 높은 마시멜로우와 비스킷, 초콜릿이 한데 어우러진 제품으로, 일반 비스킷과 달리 특수한 배합·제조 과정을 거친다. 이는 출시 직후부터 모양과 포장 디자인을 베낀 미투 제품들이 쏟아졌지만 오리온의 독주를 막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초코파이에는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수분이 많은 제품일수록 미생물에 의해 상하거나 풍미가 변하기 쉬운데, 오리온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토대로 세계 각국에서 사랑받는 우수한 품질의 초코파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초코파이 인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990년대부터 중국, 러시아 등을 비롯한 해외 각지로 진출한 이후 제품의 브랜드 가치인 '정(情)'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각 나라 사람들의 고유한 정서에 접목됐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7억개가 판매되면 국내 6억개를 넘어섰다. 2008년부터 하오리요우파이(초코파이 중국명칭, 좋은 친구라는 의미) 포장지에 '어질 인(仁)'자를 삽입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을 착안한 것. 지난해 중국에서만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초코파이는 다른 제품들의 매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2009년부터 현지어로 정(情)을 의미하는 'Tinh(띤)'이라는 단어를 초코파이 포장지에 넣어 친근감을 주는 데 성공했다. 조상 숭배 전통이 강한 베트남에서는 집안에 사당을 두고 조상에 대한 감사와 집안의 행복을 기원하는데, 오리온 초코파이가 이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초에는 베트남 진출 8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억개,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했다.
초코파이는 차를 많이 마시는 러시아 문화에도 잘 어울려 인기가 매우 높다. 지난 1990년대 초반 부산을 중심으로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의 초코파이 구매 붐이 일면서 처음으로 러시아에 진출했고, 1993년부터는 직접 러시아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의 국내 누적 매출액은 2013년 기준 약 2조 1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초코파이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글로벌 1등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최고의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