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방영 중인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그램만 해도,MBC 에브리원 '에이핑크의 쇼타임', MBC 뮤직 'B1A4의 어느 멋진 날', Mnet '아메리칸 허슬라이프', 온스타일 'THE 태티서' 등 한 손으로는 다 꼽기 어려울 정도다. 아이돌을 소재로 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그야말로, 특히 케이블 방송가는 '아이돌판'이다.
양적으로는 리얼리티 '전성 시대'임에 틀림 없지만, 과연 질적으로도 그런지는 의문이다. 사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방송사에서도,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기획사 입장에서도 꽤 고전적인 아이템이다. 끊임없이 시달리는 소재 고갈 문제는 물론, 아이돌이 직면한 피로도와 편중의 문제, 또 다른 활로 모색에 관해 논의해 볼 때다.
◆ 아이돌 필수 코스? 리얼리티 해야 뜬다!
'리얼리티'가 아이돌 필수 코스로 자리잡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아이돌 '빅뱅'이 데뷔 당시 리얼리티 다큐 프로그램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초창기 팬들을 끌어모았던 것은 사실. 그대로 대중적 인기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리얼리티를 통해 소위 '코어팬'을 단단히 구축할 수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YG는 이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잘 활용하는 회사 중 하나다. 2NE1의 박봄이나 산다라박, 지드래곤, 태양 등 YG 아티스트들은 한번씩 리얼리티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효과를 꽤 톡톡히 봤다. 리얼리티로 보여준 일상이 아티스트의 인기로 직결됐기 때문. 그래서일까, 신인 '위너'의 출격을 앞두고도 YG는 같은 길을 걸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단독 리얼리티는 현재 그들의 '대박 신인' 칭호에 한 몫을 단단히 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상대적으로 리얼리티 방송 경험이 적었던 그룹 비스트도 최근 '굿럭' 활동과 맞물린 리얼리티 '쇼타임' 출연으로 팬들의 호응을 극도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때맞춰 나온 앨범은 대박이 났고, 이런 경험을 토대로 같은 소속사 현아도 최초로 리얼리티에 도전, '현아의 프리먼스'라는 타이틀로 꾸밈없는 일상을 보여주며 활동곡 '빨개요'의 화제성을 드높이기도 했다.
◆ 고민 없는 '노잼' 방송, 이젠 업그레이드 할 때
'리얼리티'는 좋아하는 스타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고 싶어하는 팬들에게 분명 반길 소식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비판은 존재한다. 정확한 시청 타깃층이 있는 유명 아이돌의 리얼리티의 경우 지나치게 일상 공개에만 치중해 '팬들만을 위한 방송'이 될 위험이 있다는 것.
실제로 '리얼리티' 자체가 꾸밈이나 설정이 없이 가다 보니, 재미를 무조건 보장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재미'보다는 스타의 '유명세'에 기대는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왔다. 팬들이야 재밌지만, 대중들이 보기에 '노잼(NO 재미) 방송'이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유명세' 덕에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 쳐도, 방송사 입장에서는 아픈 추억이 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대세돌' 엑소가 연달아 출연했던 리얼리티가 많은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비단 엑소 뿐만이 아니라 '노잼 방송' 소리도 못듣는 '노(NO)관심 방송'까지 등장하는 형국이다. 여기에선 바쁜 스케줄로 피로도가 높은 아이돌이 굳이 '리얼리티'까지 해야 하는 상황도 문제로 지적됐다.
안타까워지는 건 '리얼리티'가 필요한 신인 아이돌이다. 유명세가 없는 출연진이 나오는 방송에선 당연히 더 탄탄한 소재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인지도 상승과 매력 발산의 기회가 절실히 필요한 신인들에겐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리얼리티'라는 말 자체에서 오는 어폐도 있다. TV 속 스타는 사실 완벽히 포장된 상품이나 마찬가지다. '진정성'이 강조되는 최근 예능 트렌드 속에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가?'라는 고민이 빠질 수 없다.
실제로 '알고 보니 그런 매력도 있더라'와 '사실 이런 애였어?'라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리얼리티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화제가 되는 스타들이 본연의 모습을 꺼내 보일 때 대중들로부터 듣게 될 평가는 어쩌면 당사자에게도 더욱 상처가 되는 일일 수 있다.
알 만한 스타들의 경우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고충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다. 최근 'THE 태티서' 제작발표회에서 소녀시대 태연이 때 아닌 '사생활 노출 언급' '진정성 논란'에 관한 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적의 시너지를 위해선 리얼리티 수위 조절은 물론이고, 소재와 출연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잘 버무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확실한 화제와 인기가 보장되는 '아이돌 리얼리티'에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지적한 대로 인기에만 기대 고민없는 방송이 되기도 쉽다. '남이 잘 되니 우리도 한다'는 식의 물량 공세보다는 진솔한 아이돌 본연의 매력과 제작진의 발전 의지가 엿보이는 '특급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기대해 본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