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부 인생의 가을, 중년은 아름다워라
- 절제와 내려놓기의 미덕 2
어니스트는 젊을 때 그 고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백발의 노인이 되어가는 인생의 행로에서 그는 시련을 통해 많은 지혜를 얻은 현명한 노인으로 주변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 그때 그 마을에서 태어난 유명한 시인이 어니스트의 소문을 듣고 그를 만나러 찾아온다. 시인은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고 있는 어니스트의 얼굴에서 큰 바위 얼굴의 모습을 발견하고, 어니스트야말로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이라고 소리친다...
한때 ‘내려놓음’의 열풍이 불었다. ‘더 내려놓음’이란 책이 나오기 까지 했다. 그런데 원래의 이 내려놓음은 종교적인 의미에서 나온 것이다.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예수님의 삶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세상유혹이나 권력의 압제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을 견지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주변을 위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선을 행하며 살아가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 것이 아닌 것 그리고 비본질적인 것들을 버린다. 이럴 때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자유와 풍요가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
자신이 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힘을 쓰다보면 ‘힘 있는 사람’이 아니라 ‘힘든 사람’이 된다. 타인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으려면 나 자신을 낮추고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사랑과 친절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 내 생각의 힘을 빼고, 손을 펴서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고, 반갑다고 손을 흔들어주고,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무거운 짐을 같이 들어 주어보라. 당신의 마음은 평강을 얻을 것이고, 주변의 사람들은 저절로 당신을 사랑과 존경으로 대할 것이다.
세계를 정복한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과 세상을 미천하게 살아가던 철학자 디오게네스간의 일화는 우리에게 커다란 귀감을 주고 있다. 알렉산더가 세상을 정복한 뒤 소문으로만 듣던 현자 디오게네스를 찾아갔다. 그 때 디오게네스는 자신의 오두막에서 햇볕을 쬐며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알렉산더가 말했다. “난 천하를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이다. 디오게네스여!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말하라, 들어 줄 테니까!”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답했다. “아 그러신가요! 그러면 저 햇빛을 방해하지 않도록 비켜서 주십시오...”
알렉산더는 제국의 대왕답게 이렇게 응수했다. “만약 내가 정복자가 되지 않았다면 디오게네스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은 같은 날 죽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저승으로 가던 중에 강가에서 마주쳤다. 알렉산더 대왕이 먼저 이렇게 인사했다. “아 당신, 다시 만났군! 정복자인 나와 노예인 당신 말이야!” 디오게네스가 대답했다. “아, 그렇군요. 다시 만났군요! 정복자 디오게네스와 노예 알렉산더가 말입니다. 당신은 정복을 향한 욕망의 노예 알렉산더이고, 난 속세의 모든 열정과 욕망을 정복한 정복자죠...”
지금의 중년들은 반세기 이상의 삶을 살아오는 동안 수많은 거칠고 험난한 격랑들과 맞닥뜨렸지만, 그때마다 그들은 이를 슬기롭게 헤쳐 나왔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의 이 순간에도 절제와 내려놓음의 미덕을 간직한 채 안분지족(安分知足)의 현인마냥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자 감당해야할 인생의 무게라고 생각하면서. 아니 오히려 그것이 행복이라고 여기면서...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