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희망퇴직자 650명을 결정한 가운데 차장급 이하 젊은 행원이 66%나 차지했다. 사측은 부부장급 이상의 고액 연봉자를 희망퇴직시키려는 의도였는데 정반대의 결과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 희망퇴직 바람 속에 젊은 층이 학업이나 이직 등 보다 나은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가 짙지만 한국씨티은행은 사정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최종 결정된 희망퇴직자 650여명 가운데 부부장급 이상 관리직은 232명인 반면, 일반직인 차장급 이하는 430명으로 나타났다. 당초 고액연봉자가 희망퇴직자 중 절반을 넘길 것이란 사측의 기대였지만, 생산성이 가장 높은 젊은 층이 대거 지원했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우선 한국씨티은행에 비정규직 비중이 타 은행에 비해 높다는데 있다.
전직원의 25.8%를 차지하는 무기계약직이 이번 희망퇴직에 168명이나 신청했다. 일반직 희망퇴직자의 40% 가량 된다. 이들은 주로 창구에서 단순업무를 하지만 꼭 필요한 영업 인력이다.
이들이 희망퇴직에 나선 이유는 월급여가 은행권 최저인 200만원에 그치고, 고용 안정성도 타 은행에 비해 쳐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고용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줬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은 무기계약직들이 느끼는 고용불안감이 컸다는 게 내부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이들에게는 정규직과 달리 퇴직금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타 은행의 무기계약직은 사실상 계약을 연장하면서 정규직과 같은 고용보장을 해주고 있다. 노동법상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으로 분류돼 있지만 형평성을 고려해 급여체제 등에서 차이가 있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일반직 행원 가운데 무기계약직을 제외해도 260여명은 행원부터 과·차장에 이르는 정규직이다. 가장 일을 열심히 하고 성과도 높은데 직급인데, 관리직보다 더 많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들의 결정에 대해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 관계자는 “점포를 줄이고 사업을 축소하면서 승진해서 오를 수 있는 자리도 줄어드는 게 보이는데, 젊은 직원들이 비전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관리직과 일반직 희망퇴직자의 비율로 보면, 관리직이 더 많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면서 "젊은 층은 희망퇴직 보상이 좋아서 이번을 기회로 학업과 이직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