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우리가 처한 경영환경은 위기 상황이다. 우리가 가진 자원이 다소 부족한 경우라도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야 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연초부터 그룹 전반에 위기감을 불어넣고 있다. 기업가 입장에서 매순간이 위기이겠지만 최근 그의 위기론은 의미심장하다. 당장의 실적보다는 미래 먹을거리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LG의 이런 고민은 각 계열사들의 움직임에서도 잘 나타난다. 일부 계열사는 사명을 변경해야 할 정도로 사업을 완전히 탈바꿈시키고 있다. 다양한 방향에서 새로운 전략을 짜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관련업계와 LG에 따르면 대표적으로는 LG상사가의 변화가 눈에 띈다. 본업인 트레이딩 사업은 이미 주력에서 멀어졌고 자원개발회사라고 불릴 정도로 이 분야에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LG상사는 1953년 11월 설립돼 1976년 종합상사로 지정됐다. 1970년대 섬유, 신발, 생활잡화 등 품목의 수출입을 통해 한국경제의 무역기반 구축에 일조하면서 수출역군 종합상사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런 LG상사가 이제는 자원개발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단순한 상품 중개자에서 생산자로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LG상사는 현재 약 30여개의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종합상사 중 최대규모다. 석탄, 석유, 가스를 비롯해 동, 아연, 리튬, 우라늄, 희귀금속 등 자원 종류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런 성과로 세전이익의 약 70%를 자원∙원자재부문에서 벌어 들이고 있다.
이처럼 LG상사는 자원개발사업에서 광종별·사업 단계별 분산투자 확대, 광산 및 광구의 직접 운영을 통한 사업 역량 축적이라는 측면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젠 자원개발회사라 불러다오
사업 내용을 좀더 들여다보면 지속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토대를 잘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석탄사업에서는 연 300만 톤 규모로 생산이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MPP 유연탄광을 비롯해 중국 완투고 유연탄광, 호주 엔샴 유연탄광 등 세계 각지의 석탄광산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 연간 약 1000만 톤 규모의 물량을 취급하며 국내 상사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향후 광산 운영역량을 보유한 아시아 최대 석탄 트레이더로 도약한다는 게 LG상사의 계획이다.

석유사업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11년 한국기업 최초로 칠레지역 석유광구 3곳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콜롬비아 석유광구 10곳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며 자원개발사업 영토를 기존 중동 및 CIS지역에서 중남미지역으로 확대했다.
현재 원유를 생산 중인 오만 웨스트부카(West Bukha) 유전을 비롯해 베트남 11-2 광구, 카자흐스탄 아다(ADA) 광구 등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비철금속사업에서는 국내 종합상사 중 유일하게 생산단계의 동∙아연 복합광산인 필리핀 라푸라푸 광산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세계 15위권의 초대형 동 광산인 미국의 로즈몬트 광산 개발사업을 비롯해 한국 최초의 해외 리튬 개발사업인 아르헨티나 살데비다 리튬 탐사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LG상사가 추진 중인 자원개발 프로젝트들이 '탐사-개발-생산'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원개발사업의 기초체력과 신성장의 발판을 착실하게 다져가고 있다는 얘기다.
단적으로 유망한 잠재성을 보유한 탐사단계의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생산 및 개발단계의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균형적인 투자전략을 통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LG상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최근들어 그린에너지사업도 강화는 중이다. 2009년부터 시작한 팜농장 사업은 대표적인 미래 먹을거리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1만6000헥타르 규모의 팜농장에서 연간 4만톤의 팜오일을 생산하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팜오일은 글로벌 경제상황에 관계없이 매년 수요가 증가해 왔다"며 "향후에도 주요 소비국인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인구 증가로 꾸준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상사는 팜농장 추가 확보 뿐만 아니라 연관분야로의 사업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팜오일은 바이오디젤의 원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팜농장을 향후 유망한 바이오 에너지 사업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건자재에서 첨단 소재로..전장부품에 계열사 역량 결집
LG하우시스도 사업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는 모습이다. 국내 1위 건축자재기업이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첨단 소재기업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올해 말까지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스마트기기용 첨단 소재와 자동차용 내장재 등에서 거둘 것으로 회사 내부는 전망하고 있다.
단적으로 LG하우시스의 광학용투명장착필름(OCA) 및 자동차 소재부문의 매출비중은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45%까지 높아진 상태다. 광학용투명장착필름(OCA)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LG전자도 자동차 부품사업을 통해 체질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7월에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신설한 이후 올해 들어 전기차 부품사업 강화를 위한 '비스타(VISTA)'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LG전자를 중심으로 LG화학,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관련 계열사들이 참여해 역량을 결집하는 게 핵심 골자다. 이미 스마트폰과 OLED TV에서 개발 역량을 한 곳에 모은 경험이 있어 성과 창출은 멀지 않아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GM으로부터 자동차 전장 및 인포테인먼트 부품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