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17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 사기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금융권이 수천억원대 대출 사기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이와 구조는 유사하지만 해외매출채권이라는 점이 다른 점이다.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디지텍시스템스로부터 이와 유사한 대출사기를 당한 금융회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4일 금융권 및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월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의 납품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가 매출채권 등을 일부 위조해 169억원을 허위 대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씨티은행은 2013년 초부터 디지텍시스템스의 해외 매출채권을 매입해왔다. 하지만 내부조사 결과 같은 해 11~12월 매입한 매출채권에 이상징후를 파악했고 지난 1월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금감원이 현장검사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디지텍시스템스의 경우 초기에는 한국씨티은행과 정상적으로 거래를 하다가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일부 가짜 매출채권 서류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한국씨티은행이 자체적으로 검사를 하도록 지시했고, 현재 현장조사를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KT ENS 대출사기 사건과 구조가 유사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T ENS 대출사기 사건의 경우 매출채권이 거의 다 가짜였지만, 디지텍시스템스는 원래 정상적으로 거래를 하다가 자금 사정이 안좋아지자 가짜허위 서류를 일부 넣어 초과 청구한 케이스"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한 다른 금융회사는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디지텍시스템스가 다른 금융회사에서 이와 같은 매출채권을 가지고 거래한 것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거래시스템을 통해 대출사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다른 금융회사 피해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국시티은행과의 거래 이전에 거래한 금융회사에 대해선 지금 파악이 안되고 있다"면서 "추가 피해가 없다라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출채권 관련해 사기 사건이 반복되자 금융당국은 모든 금융사에 대해 매출채권 실태를 점검해 제출토록 하는 등 긴급 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 모든 금융사를 대상으로 매출채권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매출채권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확인해보도록 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