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김양섭 기자] 삼성이 신사업 발굴과 차세대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내부 조직의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한계돌파'와 '혁신'의 키워드에 맞춰 '혁신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강조점에 대한 실천적 성격으로 읽힌다. 글로벌 시장을 꼼꼼히 살피면서 새로운 사업과 제품을 발굴해 한계점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신년하례식에서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바꾸자"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5년 전, 10년 전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고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혁신제품 개발 전담 조직 신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사업 발굴과 미래 혁신제품 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신설된 조직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판을 새로 짤 수 있는 전략과 제품개발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TV와 휴대폰 성장성에 한계가 분명한 시점에서 기존 제품과 마케팅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고민이 묻어난다. 신설된 조직은 CE(소비자가전)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차세대전략팀과 IM(ITㆍ모바일) 부문 무선사업부에 차세대제품개발팀 등이다.
신설된 조직이 담당할 역할은 미래 먹거리를 찾는 것이다. '차기작' 보다는 더 장기적인 전략을 짜야 하는 곳이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4에서도 삼성전자는 TV분야에서 4가지 차세대 혁신제품을 선보였다. TV분야 최대 이슈로 거론된 벤더블TV와 함께 98인치 8K(QUHD) TV,55인치 무안경 3D UHD TV, 105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UHD TV 등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들은 대부분 올해 안에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영상플레이사업부 성일경 상무는 "차세대 혁신 제품으로 소개한 제품들은 올해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신제품 개발 만으로는 부족하다. 삼성전자가 강조해온 '초격차'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통해 모방하기 힘든 제품을 선보이고 세밀하게 짜여진 전략에 따라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지난해 공개한 커브드TV는 올해 CES에서 중국 업체들조차 대부분 제품화에 성공했다. 올해 공개한 벤더블TV 역시 중국업체들이 수개월정도만 '카피'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CES에서 LG전자 역시 TV 화면의 '휘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TV를 공개했다. 초일류를 지향하는 삼성전자가 '혁신'이라고 내놓은 제품이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반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최대 기술 파트너인 일본 업체들이 보여준 사업과 제품 개발 행보는 삼성전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중국이 모방'으로 '빠른 추격'을 하고 있다면 일본 업체들의 행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이번 CES에서 일본 업체중에는 파나소닉만 커브드TV를 공개했다. 또 대부분 일본업체들은 UHD TV에 '올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OLED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업체들은 시장이 더 빨리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UHD에 투자 여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파나소닉과 소니의 OLED 합작 개발 프로젝트 역시 무산된 바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이 자존심을 버리면서까지 한국업체들의 라인업을 그대로 쫒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본 업체들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삼성전자가 새롭게 신설한 조직은 현재의 혁신제품 이후의 새로운 사업과 전략을 준비하는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기술 파트너인 일본이나 사업 파트너인 중국과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글로벌 정세를 빠르게 읽고 대처하는 전략적 방안 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일본, 중국..글로벌 시장 전략 수립 분주
이런 측면에서 삼성은 연초부터 글로벌 시장을 살피면서 차세대 전략 수립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 일본과 중국 등 3국의 긴장감이 장기화될 경우 차세대 사업 발굴과 제품 개발에는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이 높다.
단적으로 삼성 사장단의 새해 첫 회의 강연 주제는 '동북아 정세'였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신(新) 삼국지'라 불릴 정도로 긴장감 있게 돌아가고 있는데 따른 대응 전략 모색 차원으로 해석된다.
사실 이런 흐름은 결국 경제분쟁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 지난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맞서면서 중국내 반일시위가 거세져 일본 산업계가 막대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중국은 일본 수입품에 대한 검사율을 50%로 올릴 뿐만 아니라 불매운동, 반일파업까지 일어났었다.
우리 역시 비슷한 상황을 이미 학습한 바 있다. 지난 1999년 우리 정부가 중국산 마늘 수입에 대한 관세를 30%에서 315%로 대폭 올리며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적 있다. 중국산 수입 마늘로 인한 국내 마늘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중국정부는 5억1000만달러에 달하는 한국산 폴리에틸렌과 휴대전화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 불쾌한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이는 중국산 마늘 수출액의 50배가 넘는 규모로 우리 기업들이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았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에게 중국은 곧 혁신의 결과물을 실험하고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를 저울질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고 일본은 혁신의 베이스인 기술 원천의 교류가 필요한 곳"이라며 "이들 나라를 포함해 북한, 러시아 등 동북아 전반의 정세를 잘 읽는 것이 새로운 사업 발굴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