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이제 리서치센터의 중요한 역할은 상승 종목 발굴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지금 신용분석사가 하는 일까지 애널리스트가 해야할 것입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8월 김철범 전 센터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3개월만에 발간한 '2014년 연간전망'에서 총 21개 섹터 중 9개에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소위 '셀(Sell) 사이드'라 불리는 증권사 리서치센터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결정이다.
허 센터장은 “보통 연간전망에는 장밋빛 내용만을 담지만 양쪽 측면을 다 봐야한다”며 “애널리스트는 전문성을 발휘해 투자자의 애환 발생을 방지하는 공공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가 어려운 시기에 리서치센터장 자리에 오른 허문욱 센터장의 지난 3개월 성적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센터장은 “센터장으로는 아직 주니어지만 내부 출신이라 타부서와의 협업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 (내부승진)인사는 열심히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KB투자증권 문화를 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전직원이 43명으로 구성됐다. 100명이 넘는 대형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내부 관계는 더 끈끈하다는 게 허 센터장의 설명이다.
인터뷰 당일도 기관투자자 2군데를 돌았다는 허 센터장은 “후배가 커버하는 종목이지만 조카같은 직원이다보니 신경이 쓰인다”며 “센터장은 후배를 서포트하고 관리해 주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이런 허 센터장도 주니어시절에 위기를 겪었다. 리포트를 쓴 종목이 불과 한달만에 부도가 난 것.
허 센터장은 “당시 사직서를 쓸 정도로 고민했다”며 “하지만 당시 사수였던 팀장님이 ‘평생 이런일이 없어야겠지만 만약 한 번 있다면 지금 일어난 게 다행이다. 내가 있기 때문’이라고 격려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허문욱 센터장이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던 시절 냈던 리포트에는 언제나 '허생원 이야기'가 서두를 장식했다. 아내가 지인과 통화한 일, 자녀의 학교생활 등 소소한 일상을 담는 짧은 글이다. 허생원 이야기를 접한 이들은 허 센터장을 만나지 못해도 친근함을 느끼게 했다.
그는 "국문과 출신이다보니 상대 출신 다른 애널리스트처럼 숫자가 확확 들어오지 않았다"며 "차별화를 위해 쓰기 시작한 칼럼이 현재 총 1600여편에 달한다"고 말했다.
◆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에 겸손해야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허 센터장은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겸손해야하고 주가에 겸손해야 한다”며 “시장에 맞서 싸우려 하거나 이기겠다고 덤벼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허 센터장은 1993년 증권업계 입문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종목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을 꼽았다. 삼성증권에 몸담았던 당시 허 센터장은 업계 최초로 삼성엔지니어링 리포트를 발간했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2500원에 불과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2000원씩 오를 때마다 더 이상 상승을 불가능 할 것이라는 리포트가 나왔지만 결국 2010년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20만원을 넘어섰다.
허 센터장은 “삼엔(삼성엔지니어링)주가가 3만원을 넘어선 이후 더 이상 부정적 리포트가 나오지 않았다”며 “예전에는 애널리스트가 좋은 종목을 찾는 일을 했지만 이제는 투자자들도 명석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열정이 있고 끈기있게 버티는 사람이 애널리스트로 성공할 것”이라고 허 센터장은 덧붙였다.
<허문욱 리서치센터장 약력>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3~1994년 교보증권 시황담당
1995~2000년 교보증권 건설담당
2000~2003년 현대증권 건설, 통신장비담당
2003~2009년 삼성증권 건설, 플랜트, 부동산 담당
2009~현재 KB투자증권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