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발표한 일감몰아주기 규제안(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이 재계와 새누리당의 압력에 굴복해 당초 입법취지를 훼손하고 원안보다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2일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관해 총수일가 지분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인 계열사로 정하고, 208개 기업에 대한 규제를 하겠다고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며 "그러나 구체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당초 공정위의 원안에 비해 대폭 후퇴한 것으로서 고작 100여개 회사만이 규제의 대상이 되고 이는 새누리당과 재계의 줄기찬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식 의원에 따르면 공정위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예외가 되는 '합리적 고려나 비교과정 없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에 대해 지난 9월 당초 국회 보고안에 비해 내부거래비중과 규모기준을 모두 완화했다.
당초 공정위 보고안은 연간 거래총액이 거래상대방 매출액의 10% 미만으로서 50억원 미만인 경우를 제외한다고 했지만, 입법예고안에서는 매출액의 12% 미만으로서 200억원 미만인 경우로 변경했다.
공정위의 입법예고안대로 할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208개 계열사 중에서 86개가 제외돼 실제 122개사로 줄어들게 된다.
또 공정위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계열사 간 부당내부거래의 판단기준에 대해서도 당초에는 정상가격과의 차이 7% 미만이면서 연간거래총액 50억원 미만이면 적용을 제외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이번 입법예고안에서 상품·용역의 경우에는 연간거래총액 200억원 미만이면 적용제외 되는 것으로 예외를 크게 넓혔다.
이 기준에 의해 21개 회사가 또 적용대상에서 빠져나갈 여지가 생긴다.
김기식 의원은 "결론적으로 이번 공정위의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의할 때 공정위가 총수일가 지분율을 기준으로 밝힌 208개 대상회사의 반도 되지 않는 100개 남짓의 회사만이 적용대상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공정위는 적용 제외 사유인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 기준에 관해 재량권을 대폭 축소하고 예외사유를 매우 폭넓게 명시했다"며 "당초 공정위의 국회 보고안에는 전혀 없었던 내용으로 공정위가 규제할 수 있는 재량범위를 스스로 축소하고 기업들이 규제를 피해갈수 있는 틈을 마련해 준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번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시행령 예고안은 재계와 새누리당의 압력에 굴복해 당초의 입법취지를 훼손하고 공정위 원안보다 크게 후퇴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향후 국정감사 등에서 이 문제를 철저히 따질 것이고 공정위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당초 입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한 시행령 개정안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