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국내은행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해외진출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예대마진 축소 등 경영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은행들 역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인적 자원 수준이나 미미한 해외진출 경험 등을 고려할 때, 결코 만만치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단지 국내에서 '먹을 게 없다'는 이유로 등 떠밀려 하는 해외진출은 기대 이하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10년, 20년 이상을 바라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현실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과 일본의 은행들의 해외진출 현황을 비교하며 우리 은행들이 국내 점유율 싸움에 골몰하느라 해외 진출이 지지부진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이달 12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이 지지부진한 점을 지적하며 금융당국이 직접적으로 은행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들 역시 해외진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 인도 ICICI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뭄바이 사무소를 개소했고 우리은행은 총 17개 국가에 62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2016년까지 `아시아 10대, 세계 50대 은행'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나은행은 중국,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을 잇는 '아시아금융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의 주요 시중은행 등도 이미 해외진출 전략을 구체화한 상태다.

하지만 내부에서조차 과연 우리 국내은행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는가에 대해 '갸우뚱'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성공적 해외진출까지 수십 년은 걸릴 것"이라며 "은행들이 내수시장에서 예대마진 영업에 치중한 결과 실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적자원이 없고, 해당 국가에 대한 문화적 이해 등이 필요한데 이런 전문가가 과연 국내은행에 있나 싶다"고 말했다.
신흥국에 상업은행이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그나라 문화와 관습을 이해함과 동시에 영어에 능통한 인재가 필요한데 은행에 과연 그런 인물을 찾을 수 있냐는 지적이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금 보면 영어도 안 되는 사람이 해외로 나가거나, 영어만 되는 사람이 나가고 있다"며 "이래 가지곤 둘 다 실패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지금까지 투자를 전혀 안 해 놓고 무턱대고 해외진출 모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현지인 고용을 늘려가며 상업은행 진출을 모색하는 것도 쉽지 않다. 현지 사정에 밝은 사람을 끌어들여 중요한 자리에 앉힐 경우 그들이 실제 영업라인을 끌고 다니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 부담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지인이 자신의 영업라인을 들고서 다른 은행으로 옮겨 버리면 예금도 같이 이동한다"며 "대출은 2년 이상 장기로 계약해서 안 움직이는데, 예금은 갖고 나가버리니까 자산-부채 만기 매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 라이선스나 자금조달 여건 등 현실적인 문제도 거론된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라이선스 따기도 정말 어렵다"며 "태국에 진출하려면 7억달러를 자본금으로 내놔야 하는데 이 돈이면 그냥 그 나라 은행을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SC은행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제일은행 사고 들어온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 우리나라 은행이 해외진출한다고 해서 딱히 조달금리가 현지 은행에 비해 낮은 것도 아니어서 영업 환경도 결코 좋다고 하기 어렵다"며 "뭘 갖고 해외가서 장사하라는 건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화두만 던진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