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서울 강남의 증권사 지점장 A씨는 "썩은 동앗줄에 매달리는 기분"이라며 "동앗줄에는 어떤 식으로든 잘 매달려도 끊어질 수밖에 없다"고 무심히 말했다. 아무리 지점을 살리려고 노력해도 증시 침체의 덫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말이다.
여의도발 악성 바이러스가 전국 사방을 뒤덮었다. 증권사 지점장들은 "요즘처럼 패배감에 젖은 때가 참 오랜만"이라며 이구동성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올해 하반기에 지점을 추가로 축소할 예정이다. 지난해 사장 교체 뒤 16개 가량을 줄인데 이어 올해 또 다시 줄이는 것.
앞서 지난 달에는 삼성증권이 15개의 지점을 통폐합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105개였던 지점은 90개로 줄어들게 됐다. 현대증권도 올해 말 까지 5~6개의 지점을 추가 통폐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증시 침체가 깊어지자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다이어트'에 나서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지점 숫자를 줄이는 것. 증권사들은 경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근거리 지점, 수익이 나오지 않는 지점들을 차례차례 통합하는 방식으로 없애고 있다.
지점 통폐합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건 바로 지점장들이다. 지점 통폐합을 앞둔 한 증권사 지점장은 "아무래도 회사가 (나에게) 이쯤에서 마무리 하라고 신호를 준 것 같다"며 "사는게 쉽지않다보니 앞으로 뭘 할지 모르겠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지점 통폐합 기준이 월세'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타 지점과 월세 비교부터 했다는 지점장부터 잊었던 지인들을 다시 만나러 다닌다는 지점장까지 이야기가 다양했다.
또 다른 지점장은 "월세가 비싼 지점들은 통폐합 한다더라"며 "거래대금이 전반적으로 줄어버린 건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 회사 입장에서는 이리저리 바꿔보려 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미 지점 통폐합을 거쳤던 증권사 지점장들은 그래도 낫다는 분위기다.
C 지점장은 “지난 상반기에 구조조정을 해 이미 폭풍이 지나간 상태”라며 "요새는 주로 지인들 찾아다니며 고객들을 소개받고 영업하면서 지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변 지점장들 중에서도 그만두려는 사람은 아무리 힘들어도 한 명도 없는데, 내쫓기는 것"이라며 "변방에서 일하는 우리들(지점장들) 생각해주는 사람도 있긴 있네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증시는 좀처럼 방향성을 잡아가지 못하고 있다. 거래대금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지난 한달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2421억원으로 2008년 8월 4조8691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