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거래대금이 크게 줄고 상품 수익성마저 악화되며 상당수 증권사들 영업이익이 반토막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분석이다.
2일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현대와 키움, 대신, 우리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0% 전후의 감소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현대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7%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조사대상 8개 증권사 중 이익 감소폭이 가장 클 전망이다.
대우증권과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20~30% 가량 영업이익이 줄었으며, 삼성증권도 전년대비 15%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16% 가량 영업이익이 늘어났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증권업계 전반의 이익 감소에는 증시 거래대금 급감이 주된 이유라는 지적이다. 여전히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상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식 브로커리지 수익이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급감했기 때문이다.
김고은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안전자산 선호도가 극대화돼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했기 때문"이라며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도가 극대화되며 주식 거래 회전율은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거래량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일"이라며 "이 정도면 시장 수준의 장사는 한 것"이라고 전했다.
증시 거래대금 급감이라는 악재 속에서 대안으로 떠올랐던 소매채권과 ELS, ETF 등 상품 판매 역시 증권사들의 수익성 개선엔 큰 보탬이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 중 상당량이 이들 대안상품으로 유입됐으나, 이들 상품의 마진이 높지 않아 증권사들의 실적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증권사들의 매출 감소 폭에 비해 영업이익 감소 폭은 배 이상 차이나는 모습을 보였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시중 대기자금이 주식형 펀드, 자문형 랩보다는 대안상품으로 유입되며 증권사의 예탁자산은 증가 추세"라며 "하지만 자금 유입 대비 증권사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에 소매채권, ELS, ETF, 채권형 랩 등으로 자금이 유입됐지만, 이들 상품의 마진은 기존 주식형 펀드 내지는 자문형 랩에 비하면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4분기(1~3월) 실적은 시장의 예상 수준에 부합할 것이란 관측이다. 연말 ELS 배당락 비용 환입 등 일회성 수익과 최근 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이익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을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다.
조성경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ELS 배당락 비용 환입 등 일회성 요인이 분기대비 실적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3분기 보다는 전체적인 실적이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분기는 연말 배당락으로 인해 ELS쪽에 손실이 다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채권을 중심으로 한 트레이딩 실적을 주시해야한다"며 "정황상 채권 평가익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나, 실제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