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남아공이 1000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외환위기에 대비하기로 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을 앞서는 개발은행을 설립한다는 당초 계획에 대한 합의가 불발된 가운데 1000억달러 규모의 외환 풀을 도입, 외환위기에 대처한다는 움직임이다.
2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중국이 기금에 410억달러를 확충하고,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가 각각 180억달러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남아공도 50억달러로 기금에 참여할 예정이다.
브릭스의 외환보유액은 총 4조4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기금 조성은 미국과 유럽의 부채위기 및 침체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이에 따른 파장에 대비하는 한편 글로벌 경제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아공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비상용 외환 기금은 브릭스 국가가 단기적인 유동성 압박을 받을 때 위기를 넘기기 위한 자금줄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취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이라며 “상호간 지원을 강화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터키에 이르기까지 이머징마켓은 미국과 일본, 유럽의 재정 부실 및 제로금리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외환시장이 급등락 한 한편 일부 이머징마켓으로 글로벌 자금이 극심한 쏠림현상을 보이면서 통화 가치가 급등했다.
브라질 헤알화가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해 1.9% 상승했고, 남아공 랜드화는 8.8% 치솟았다.
한편 개발은행 설립과 관련, 브릭스는 세부 사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개발은행 도입은 세계은행과 IMF의 비난 속에 1년 전 인도가 발의한 것으로, 브릭스가 가능성 여부를 연구한 끝에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뤘으나 자금 확충을 포함한 구체적인 각론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와 관련,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케닝엄 이코노미스트는 “어떤 형태든 새로운 금융기관을 공동으로 도입하는 것은 가까운 시일 안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자본 확충과 지배구조에 대한 의견 일치를 이끌어내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칫 중국개발은행이 이끄는 계열사 형태의 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