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미국 금융기관의 대형화를 억제하고 위험 투자를 막기위해 제정된 이른바 '볼커룰'과 관련해 규제 당국들간 의견이 엇갈려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연방예금공사(FDIC), 미국통화감사위원회 등이 특정 용어의 정의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며 올해말까지 볼커룰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SEC와 여타 기관들은 '시장 조성(market making)'을 위한 증권의 매수와 매도를 어떻게 규정할지와 헤지펀드 등 외부 투자 대상에 대한 투자를 얼마만큼 허용하는지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충돌을 빚고 있는 이유는 시장조성을 담당하는 중개회사들이 SEC 소관이기 때문에, SEC가 이들 업체에 보다 큰 영향력을 갖고자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3개 관련 기관은 현행 볼커룰의 윤곽에 동의하고 있어 SEC가 수세에 밀렸다.
볼커룰은 금융 규제 개혁법안인 도드-프랭크 법안의 제 619조를 일컫는 말로 소위 '프랍 트레이딩'으로 불리는 은행들의 자기자본 거래를 규제하고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를 기본자기자본 비율의 3%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서 시장조성과 관련된 거래는 허용하고 있다.
'런던 고래'로 알려진 JP모간의 브루노 익실이 파생상품 투자로 58억 달러의 투자손실을 내자 금융권 안팎에서 엄격한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미국 은행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볼커룰이 미국 8개 대형 은행의 연간 수익을 최대 100억 달러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년전 S&P가 제시한 40억 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시장조성'에 대한 SEC와 여타 기관간의 의견 불일치는 차치하고서라도 은행들이 투자하지 말아야할 펀드를 규정하는 데에도 당국들은 합의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볼커룰은 은행들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등을 소유하거나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만 용어들에 대한 정의가 광범위해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 미국 재무부 역시 은행들에 너무 많은 규제가 가해지는 것을 우려, 관련 기관들에 용어들에 대한 정의를 좁힐 것을 권고했다.
이에 더해 일찍부터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을 포함한 대형 은행들은 크레딧펀드(신용 및 채권형펀드)가 헤지펀드와 비공개 기업투자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제한금액을 없애기 위해 관계 당사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각의 규제당국이 법안의 어떤 부분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관계 당국자는 관련 기관들이 계속해서 합의를 도출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EC 대변인 역시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그룹들이 합의 도출에 실패한다면 이는 볼커룰의 마감기한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각각의 관련 기관들이 서로 다른 규제를 내세울 수도 있다는 점이 은행권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이다.
도드 프랭크 법률의 다른 법 조항과는 달리 볼커룰의 경우 관련기관 중 3개의 기관만 합의해도 되기 때문이다.
은행 업계 내 한 관계자는 각각의 기관들이 충돌을 일으켜 볼커룰이 각각 다른판으로 나온다면 이는 금융권의 대혼란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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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