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유기홍 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만주군 출신 박정희가 광복군 출신 장준하 선생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는 것은 유명한 뒷얘기다. 두 사람은 숙적이었다"며 "민주화운동의 격랑이 높아지며 유신헌법을 반대하는 개헌투쟁이 불붙기 시작한 시점에 그 중심에 있던 장 선생이 의문의 추락사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유 부대표는 "사고 당시에도 그 정황에 의심스러운 점들이 많았다"며 "중앙정보부의 개입의혹이 당시에도 제기됐었고 지인을 통해 선생을 사고 장소로 유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그런 의혹 중에도 정식검시를 하지 않고 단지 검안을 거쳐 매장을 해버렸던 것은 당시 정치적 상황에서는 가능했던 일"이라며 "그러나 검안 당시에도 치명상으로 생각되는 머리의 상처 외에 도저히 추락사의 흔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타박상의 흔적들이 육안으로도 관찰되는 상황에서 박정희 당시 유신정권은 사인을 묻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37년 만에 타살의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니 이것을 유족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고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만약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당시 퍼스트레이디였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두려워한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유 부대표는 "더 이상 역사가 과거 속에 묻히는 일이 없이 반드시 이번에 진상규명이 이뤄지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 대선 예비주자 "박정희에 의한 타살이면 박근혜 대통령 불가"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도 타살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촉구 행렬에 동참했다.
정세균 후보와 손학규 후보는 장 선생의 죽음이 박 전 대통령에 의한 타살이라면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은 불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이날 전북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부끄러운 역사가 두 번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친일파 박정희에 의해 독립군 장준하가 타살됐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불가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손 후보측 김유정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통해 "만일 박정희 정권에 의한 정치적 타살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근혜 후보는 즉각 석고대죄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진실은 결국 어떻게든 꼭 밝혀진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체득하고 있다"며 "두개골이 함몰된 선친의 유골을 본 순간 37년간 응어리진 분노가 솟구쳤다는 장준하 선생 장남의 절규가 헛되지 않도록 진실규명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영 후보 또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는 구체적인 단서가 나온 만큼 진실을 낱낱이 가려내야 하는 게 후손의 도리"라며 "의로운 삶을 살아오신 선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늦었지만 숨김없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민주,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진상조사위' 추진
이와 관련, 민주당은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고위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민주당 차원의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이를 내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정식으로 제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이제라도 고인의 죽음에 대한 명백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박정희 유신정권의 중앙정보부 등 국가기관의 개입을 밝혀내고 그 책임자들의 분명한 사과와 국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 선생은 1975년 사망 이후 37년 만에 이뤄진 검시 결과 오른쪽 머리 부위에서 외부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6cm 크기의 구멍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정치적 타살 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장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이고 민주화운동가다. '사상계'를 창간했고 정계에 들어가 제7대 신민당 소속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등을 통해 박정희 정권에 맞섰고 범민주세력의 통합에 힘썼지만 민주화운동을 하던 1975년 의문의 추락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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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