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2분기 경제 위축이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일단 시장에 안도감을 줬지만 문제는 3분기 이후다.
주변국 침체가 날로 깊어질 뿐 아니라 이번 2분기 성장률에서 중심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지지력이 바닥을 드러내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
지난 1분기 성장률이 보합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공식적인 침체를 모면했지만 3분기에도 이를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 5개국 침체..견인차 獨-佛도 엔진 꺼진다
14일(현지시간) 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에 비해 0.2% 감소, 전문가 예상치와 부합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0.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GDP 성장률은 당초 발표된 마이너스 0.1%에서 보합으로 상향 조정됐다.
독일 2분기 성장률은 0.3%를 기록, 전문가 예상치인 0.2%를 웃돌았다. 하지만 1분기 0.5%에서 성장률이 둔화된 데다 최근 발표된 지표를 감안할 때 3분기 이후 하강 기류를 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 공장 주문과 기업 투자 등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둔화되는 등 하반기 성장 부진에 대한 신호가 뚜렷하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2분기 GDP가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예상과 달리 마이너스 성장을 간신히 피했지만 강한 성장 모멘텀으로 가라앉는 유로존을 구해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 3~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포함해 그리스와 키프로스, 포르투갈 등 5개 국가가 침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 ‘전염’ 이미 가시화..주변국 전철 밟는 중심국
독일과 프랑스를 필두로 핀란드와 네덜란드를 포함하는 이른바 중심국 경제가 뚜렷한 성장 둔화를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점차 주변국과 같은 수순으로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탠다드 차타드의 제러드 리욘즈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자체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중심국이 주변국 침체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다”며 “특히 프랑스는 정치적으로 중심국에 포함되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이미 주변국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국채시장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중심국과 스페인을 포함한 주변국의 양극화가 점차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남북을 가로지르는 벽은 점차 허물어지고 있고, 결국 국채시장에도 이 같은 현실이 반영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주장했다.
또 재정 및 정책 통합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유로존 전반의 경제가 기울면서 정치권 공조 역시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3분기 침체 기정사실..ECB의 행보는
주변국 부채위기의 여파가 중심국으로 급속히 번지는 데다 고실업과 실물 경기 부진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어 하반기 상황은 더욱 어둡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진단이다.
BNP 파리바의 케네스 와트렛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1%에서 보합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유로존 경제가 간신히 공식적인 침체를 모면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휴지기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올해 유로존 경제가 0.4%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ING의 마틴 반 블리엣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선행 지표들이 3분기 이후 유로존 경제가 더욱 부진할 것이라는 신호를 뚜렷하게 보내고 있다”며 “이미 침체에 들어선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3분기에는 유로존 경제가 2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공식적인 침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GDP의 핵심 변수인 산업생산이 지난 6월 전월 대비 0.6% 감소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1%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성장 둔화 조짐이 두드러지는 데다 프랑스 역시 2분기 제자리걸음에 그치는 등 중심국 경제가 주변국 부진을 더 이상 상쇄하기 어렵다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3분기 이후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에 대한 기대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호워드 아처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GDP 성장률이 가파르게 위축되는 만큼 ECB가 향후 1~2개월 이내에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할 것”이라며 “10월 인하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지만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