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스페인 은행들이 모기지 대출 부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자칫하면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등 엄청난 파장이 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0일자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인 은행들이 모기지 부실 규모를 감추고서는 ‘좀비’ 상황의 개발업체들에 대출을 계속 해오고 있는데, 이는 신용등급 강등 혹은 부동산 관련 주가 급락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스페인은 은행들에 부동산 부실 대출에 대한 준비금으로 약 300억 유로(44조 원)를 충원토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건전하다고 평가됐던 대출 상당수가 아직까지 상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재의 준비금 수준으로는 피해를 감당해내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현지 부동산 전문 금융기업 이레아의 미켈 에차바렌 회장은 “스페인이 문제를 연기하고 알아서 해결되기만을 기다리는 태도를 보여왔다”면서 “사실대로 밝혀서는 안 된다는 압력이 강해 부실이 구체적으로 수량화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경제부는 스페인 은행들이 보유한 '부실(problematic)' 부동산 대출 및 자산 규모가 1840억 유로에 이르며, 나머지 '정상(performing)' 대출 및 자산은 1230억 유로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무라 소속 애널리스트 다라그 퀸과 던칸 파는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관련 부실 대손상각에 필요한 충당금이 더 확대될 필요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스페인이 아일랜드처럼 모기지 대출 부실 사태를 겪게 된다면 스페인 은행들은 최선의 경우 89억 유로, 최악의 경우 765억 유로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페인중앙은행의 검사 출신인 루벤 만소는 스페인 은행들이 사가평가(mark to market)를 피하기 위해 보유 부동산 매각을 피하고 있으며, 개발업체들에게는 신규대출을 통해 부채를 상환하게 해 부도 사태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큰 은행들은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조금씩 매각하고 있으며, 작은 저축은행들은 시가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거래할 수 없다는 식으로 핑계를 대고 있다고.
부동산 컨설팅 업체 R.R.데 아쿠나 앤 아소시아도스에 따르면 스페인의 부동산 개발업체 6만 7000곳 중 절반 이상이 ‘좀비’ 회사로 분류된다.
아쿠나는 이들의 총 부채 규모가 1800억 유로로 최대 손실은 1040억 유로에 이를 수 있지만, 대손충당금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부동산개발업체들은 계속 차환을 해주기 때문에 부도가 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이 회사 파트너는 지적했다. 현재 스페인중앙은행은 부도가 나기 전에 차환이 되거나 이자만 내는 대출금도 '정상' 여신으로 분류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만소는 "은행이 부동산개발업체에게 제공하는 신규대출로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것과 같은 눈속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쿠나의 자료를 인용, 현재와 미래의 좀비 개발업체들에 대한 차환 비용이 2년간 300억 유로에 이를 것이며, 이들 업체의 자산 상각으로 인한 비용은 추가 200억 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페인 경제장관은 지난 23일 새로운 규정에 따라 대손충당금이 840억 유로에 이르러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의 45%를 커버하는 수준인데, 이는 유럽 평균보다 높고 또 새로운 규제 이전의 18% 요구치보다 많은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만소는 "정부가 중요한 조치를 취한 것은 맞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완전히 인식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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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