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국내 원/달러 환율이 나흘만에 10원 이상 급락하며 1170원대로 하락했다.
지난 사흘간 22원 이상 급등세를 보였으나 유로존 사태가 진정될 조짐이 일부 보이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그리스에서 긴축과 유로존 잔류를 주장하는 신민당이 좌파연합보다 지지율이 높아지자 유로의 급락세가 멈추면서 반락의 기폭제가 됐다.
여기에 국내 코스피 주가가 사흘째 오른 가운데 외국인이 무려 19일만에 주식순매수로 전환하면서 낙폭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 초반에서 주춤거리는 상태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이슈가 전면화될 듯한 우려감이 한풀 꺾이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커졌다.
그간 리스크 회피 심리로 달러를 사고 원화를 매도하며 누적 달러 포지션을 높인 곳에서 달러 급매도가 나왔고 업체 네고 역시 매도물량을 더하면서 매수세가 뒤로 쫓긴 형국이 됐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원/달러 급등세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 있다. 7개월 최고치였던 1185원을 고점으로 인식하면서 향후 유로존 동향에 따라 하락폭을 가늠해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74.80원으로 전거래일보다 10.70원 급락하며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22일 1163.20원 이래 나흘만에 하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대비 6.80원 내린 1178.70원으로 갭다운 개장한 이후 저가인식으로 결제수요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이며 1180원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기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나오고 코스피 주가가 상승폭을 넓히면서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규모가 줄고 드디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결제수요가 위축되면서 스탑성 물량이 출회되자 1174.70원까지 추가 하락하며 일중 저점 수준에서 마감했다.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849.91로 전날보다 25.74포인트, 1.41% 상승하면서 지난 23일 1808.62 이래 사흘째 상승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날 218억원을 순매수, 지난 5월 2일 이래 18일간의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했다. 18일간 누적순매도 규모는 4조원을 넘는 규모였다.
시장에서는 그리스에서 유로존 탈퇴에 따른 우려감이 커지면서 다시 재정긴축과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는 국민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좌파 연합인 시라자의 지지율이 낮아진 것이 일단 패닉으로 치달을 뻔 했던 시장심리를 돌려놓은 것이다.
수급면에서는 단기 쏠림 현상으로 달러 매수 일변도의 시장이 매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 것으로 보이면서, 달러 매수보다는 달러 매도가 늘어나는 경향이 커진 것이 시장급락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리스크 회피 심리에 따라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면서 달러 매수 일변도의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일방적인 매수세가 지속될 수는 없는 데다 레벨이 1185원선까지 오르면서 조정이 필요했던 시점이기도 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중 오퍼보다는 비드가 강하지 못했다는 것이 오늘 급락세의 주된 요인이 됐다”며 “조선중공업 등 기업체들과 역외 매도 등이 결합되면서 낙폭이 커지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이날 나흘만에 10원 이상 급락한 탓에 스탑성 매도 등으로 시장에서 상처를 입은 세력들이 제법되고 있어 시장 심리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매수보다는 일시적이나마 진정의 국면을 보일 경우 추가 매도쪽으로 단기 대응이 좀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주가가 사흘째 상승하면서 심리적으로도 1800선에 대한 안정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며, 여기에 외국인들이 19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지지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 보면 원/달러 환율은 일단 단기 5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한 탓에 5일선과 20일선 사이의 갭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국면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 종가가 5일선인 1179.80원을 뚫고 아래로 내려온 가운데 20일선인 1156.40원까지 공간이 넓은 상태이다.
만약 해외시장에서 유로존 안정과 관련된 긍정적인 뉴스가 더해질 경우 하락폭을 키우는 갭다운성 출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달러가 1.2510선까지 떨어졌다가 1.2560선으로 반등한 힘이 유지된다면 원/달러의 추가 하락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전히 해외 변수, 그것도 유로존의 사태가 동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는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탈리아의 국채입찰이 다가왔고, 특히 아일랜드의 신재정협약에 대한 국민투표가 오는 31일 진행될 예정이어서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이번주 달러 강세의 흐름이 뒷받침될 것이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는 31일 발표될 미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1%대로 하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달러 약세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미국의 5월 고용지표 역시 주목대상이다.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지난 3월 15만 4000명에서 4월에는 11만 5000명으로 줄어 실망감을 준 바 있다. 5월 신규고용은 15만명선으로 예상되고 있어 실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더불어 이번주 주요국에서 경기지표가 발표된다. 한국의 경우도 4월 산업활동향이 월말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유럽, 영국, 중국 등에서 제조업 지수가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어서 경제성장을 둘러싼 논란이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의 안남기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의 경우 아일랜드의 신재정협약 국민투표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유로존 사태와 관련해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다”며 “여기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경우 경기우려감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경우 6월 1일 고용지표 발표와 이후 19일 FOMC 등의 일정이 잡혀 있다”며 “특히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등 제조업지수 발표와 더불어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기둔화 역시 통화당국을 긴장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의 한 딜러는 “이번주의 경우 유로존 사태와 경제지표 등 큰 일정이 빼곡하게 발표될 예정이라서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며 “유로/달러 1.25선의 방어가 이뤄질 경우 국내 원/달러 환율은 아래쪽으로 한번 출렁이며 지지선을 찾는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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