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자자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스페인의 장기물 국채 발행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높은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스페인은 예상보다 큰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스페인과 그밖에 유로존 주변국의 부채위기에 대한 시장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입찰 후 국채 수익률은 상승세를 탔고, 주식 및 외환시장으로 경계감이 확산됐다.
◆ 장기물 입찰 관문 일단 통과?
19일(현지시간) 스페인 정부는 2년물과 10년물 국채 입찰을 실시, 25억4000만유로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정부의 최대 목표액인 25억유로를 웃도는 것이다.
응찰 수요는 이전 입찰 때보다 높았다. 2년물 국채에 3.28배의 수요가 몰렸고, 장기물인 10년물 역시 2.42배의 응찰이 이뤄졌다. 이는 이전 응찰률인 2.81배와 2.16배를 웃도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대로 발행 금리는 상당폭 상승했다. 10년물 발행 금리가 5.74%로 앞서 시행한 입찰 결과인 5.40%를 웃돌았다. 2년물 발행 금리도 3.46%로 이전 금리 2.069%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로렌 로스보로 외환전략가는 “발행 금리가 상승하긴 했지만 일단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기보다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쪽에 가까운 결과”라며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 안도는 잠시..회의론 확산
시장의 안도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다.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은 스페인 정부가 발행 목표치를 처음부터 낮춰 잡은 데다 매수 주체가 유럽중앙은행(ECB)의 대출을 받은 은행권이기 때문이다.
투자 수요가 뒷받침된 것은 ECB의 유동성 공급에 힘입은 것일 뿐 진정한 민간 자본의 ‘사자’라 아니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오름세를 탔고, 유로화는 런던 금융시장에서 약세를 보인 후 뉴욕 거래에서 소폭 상승했다. 이날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8bp 상승한 5.91%를 나타냈다.
스포트라이트 아이디어의 스티븐 포프 매니징 파트너는 “국채 발행 결과의 속을 들여다보면 지배적인 매입 주체가 ECB의 저리 자금을 확보한 은행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이날 스페인의 국채 발행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이유”라고 주장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마티아스 반 더 주트 채권전략가는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앞으로 1~2개월 사이 6% 선을 넘을 것”이라며 “수익률이 7%를 웃돌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다국적 기업 스페인에서 돈 뺀다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이 스페인 금융권의 예치금을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예금액은 전년 대비 4.1% 줄었고, 이 가운데 일정 부분이 다국적 기업의 예금 이전에 따른 감소라는 분석이다.
중앙은행은 예금 감소분 가운데 15% 가량이 다국적 기업의 예치금 이탈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스페인 상업 은행권의 부실 자산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는 가운데 해외 기업이 보다 안전한 지역으로 자금을 옮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바클레이스는 스페인 감독 당국이 배드뱅크 설립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고, 은행 재무건전성에 대한 투명한 공개도 유동성 냉각을 방지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